블루 이코노미(청색경제) 시대 도래….
유효성분 효능 과장, 화학첨가물 등 실험적 위험요소 탐사보도 새 타깃….
'달콤한 향기의 위험한 비밀' 등 화장품산업 폐해를 고발하는 보도로 화장품 업계의 '이단아'로 떠오른 KBS스페셜 이후락 PD가 '언론에서 바라본 향장·미용산업'이라는 주제로 지난 11월 24일 한국화장품미용학회 학술세미나에서 강연을 펼쳤다.
지난 10월 보도된 '달콤한 향기의 위험한 비밀'의 여파 때문인지 이후락 PD의 말 한 마디에 참석자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고 이 PD는 그에 보답하듯 과감없는 사실적인 이야기로 집중도를 높였다.
이날 강연에서 이 PD는 크게 △언론에서 바라본 한국 화장품·미용산업의 현 주소 △탐사언론에 대한 업계의 불만 △탐사보도를 향한 업계 불만에 대한 해명 △탐사보도 대응방식에 대한 제언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PD는 한국 화장품·미용산업의 현 주소에 대해 "화장품·미용산업은 한류의 중심 축으로서 한국 경제를 이끄는 힘이 됐지만 그 이면에는 화학물질 사용, 효능 과장, 비싼 가격 등 요인으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며 "특히 소비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친환경, 지속가능성, 동물 복지 등 미래 가치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부족한데다 이를 제어할 기준 역시 모호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으로 업계의 변화를 유도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는 업계가 탐사보도를 단순히 기업 활동의 방해 요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출처 : KBS 홈페이지 캡처 |
이와 관련해 그는 취재에 대해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는 일부 회사를 비판했다. 일례로 지난 2010년 5월 보도한 '화장품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진실'편의 경우 13개 취재 대상(국내 2, 외국 11) 기업 중 단 3곳만 취재를 허가했다. 취재는 고사하고 단순 홍보자료 제공조차 거절한 곳은 3사에 달했다.
지난 10월 보도된 '달콤한 향기의 위험한 비밀'편은 더하다. 성분 및 안전성 자료를 15개 기업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영업 비밀, 본사 허락 필요, 자율적으로 감독하고 식약청 허가 받은 것이니 그냥 믿어라 등 다양한 이유로 전체가 취재를 거절했다는 게 이 PD의 설명이다.
그는 "투명한 사회가 도래하면서 임시방편이 통하지 않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며 "신뢰의 관점에서 기업 활동을 재정립하고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언론에 대한 정석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탐사언론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일부 일부 지적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PD는 "현재 안정성 기준으로 봐서는 문제가 없지만 미래 지향적 가치나 기준을 위주로 새롭게 과학적 근거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식약청 기준은 최소한의 법적 기준일 뿐이고 안전 기준과 관련한 소비자의 눈높이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식약청 기준보다 더 높은 시청자(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언론이 주목하는 위해평가 요소에 대해서는 유효성분의 효능 과장, 부작용, 농약, 중금속, 환경호르몬, 발암 등 독성물질, 행동 독리학상 물질, 화학첨가물, GMO, 방사선 조사, 신종 질병 유발 가능성(광우병 등), 나노 오염, 환경에의 잔류성(생분해성) 등을 들었다.
이러한 실험적 위험요소의 위험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위생, 유통기한, 이물질 등 전통적 위험요소에서 실험적 위험요소로 언론의 관심이 점차 옮겨지고 있는 추세라는 게 이 PD의 설명이다.
이 PD는 "탐사언론의 새 타깃으로 '녹색 세탁'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업계는 블루 이코노미 시대 도래에 적극 대비해 기업의 중요 자산인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방송에 노출되는 것을 '운 없었다'고 말하기보다는 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국민 신뢰를 확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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