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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2019 송년특집 분야별 결산] 명암 갈린 유통채널, '멀티숍' 뜨고 '원브랜드숍' 졌다

올리브영 H&B스토어 '절대 원톱' 자리매김, 세포라 신규 진출 '프리미엄' 경쟁 불붙어

 

[코스인코리아닷컴 박상현 기자] 코스인은 2019년 한 해를 되돌아 보는 '2019 송년특집 분야별 결산'을 연속적으로 보도한다. 올 한해 화장품 업계는 어느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국내 화장품 시장이 예년과 비교해 침체된 분위기가 뚜렷했고 중국발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으면서 해외 수출이 급락했고 유통 채널 변화가 심화되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정부는 K-뷰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정책을 발표하는 등 K-뷰티 부활에 나서는 정책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코스인은 2019년 한 해를 주도했던 분야별 결산을 통해 올해를 되볼아 보고 다가오는 2020년 화장품 시장을 전망한다. <편집자>

 

# 화장품 유통채널 변화와 명암  

 

2019년 화장품 유통채널의 성과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동안 화장품 유통채널 중심이었던 원브랜드숍은 경영실적 악화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반면 H&B스토어와 멀티숍은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멀티숍과 H&B스토어가 화장품 오프라인 '대세'로 트렌드를 주도하게 된 것이다. 국내 화장품 유통채널이 급격하게 멀티숍과 H&B스토어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국내 유통 대기업들과 글로벌 유통채널들의 신규 진입 때문이다.

 

# 올리브영, H&B스토어 '절대 원톱', 롭스·랄라블라 '구조조정' 불투명

 

H&B스토어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이 압도적인 '원톱'으로 자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33개의 매장을 보유한 올리브영은 화장품 전문점 브랜드평판 12월 빅데이터 분석결과에서도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올리브영은 지난 11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조사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H&B스토어'에서 당당하게 1위에 올랐다.

 

H&B스토어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보니 매출액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대에 진입한 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9,407억 원과 영업이익 47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1%, 151.2% 급성장했다. 올해 총매출액은 2조 6,000억 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브영의 뒤를 이어 롯데의 롭스와 GS의 랄라블라가 후발주자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두 브랜드의 전국 매장수를 모두 합쳐도 올리브영의 25% 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올리브영이 86.9점으로 절대 1위를 기록한 반면 롭스와 랄라블라는 각각 28.4점과 25.6점으로 크게 미치지 못한다.

 

H&B스토어 업계에서 올리브영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반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랄라블라와 롭스는 다른 방식으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업계 2위로 평가받고 있는 랄라블라는 적자 매장을 대거 폐점하면서 몸 추스르기에 들어갔다. 지난해초 왓슨스 간판을 내리고 랄라블라로 브랜드를 바꾸면서 매장수를 180여개까지 늘렸지만 적자 매장 정리를 통해 질적인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최근 편의점 GS25와 통합한 형태의 랄라블라를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랄라블라에서 삼각김밥 등 편의점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롭스는 꾸준히 매장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11월말 기준 롭스의 매장수는 132개로 139개의 랄라블라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초에는 롭스가 랄라블라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1위 '세포라' 국내 진출 '프리미엄' 시장 재편 신호탄

 

롭스와 랄라블라는 숨고르기를 하며 미래를 내다보고 있지만 사실상 사업을 접는 브랜드도 없지 않다. 이마트가 운영하던 부츠는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정리하고 온라인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마트의 강점인 SSG닷컴 등 온라인과 신세계면세점, 신세계TV쇼핑 등으로 판매채널을 온라인으로 다각화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은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다. 메가마트의 판도라 역시 메가마트 매장으로 중심으로만 운영할 뿐 신규 출점은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사업을 줄이는 업체가 적지 않은 것은 H&B스토어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랄라블라와 롭스 등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추후 전략을 수립하겠지만 부츠와 판도라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거대 해외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1위 업체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도 H&B스토어 업계의 큰 변수다. H&B스토어가 국내 화장품 유통채널의 대세가 되자 LVMH의 글로벌 화장품 전문점 세포라가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글로벌 1위 업체인 세포라는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 파르나스몰에 첫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K-뷰티 중심인 명동 롯데 영플라자점에 지난 12월 3일 2호점을 열었다. 세포라는 내년 1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도 3호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세포라의 한국 진출은 H&B스토어가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편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루이뷔통 계열의 프리미엄 전문 매장인 만큼 명품 브랜드나 해외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포라는 2022년까지 한국에 14개 매장을 내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H&B스토어가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편될 기미가 보이자 신세계의 시코르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조심스럽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같은 계열의 부츠는 사실상 정리 수순에 들어갔지만 시코르는 12월 홍대점을 열면서 3년 만에 매장수를 30개로 늘렸다.

 

한국형 뷰티 편집숍의 원조격인 시코르는 일찌감치 '한국의 세포라'를 표방했다. H&B스토어라고 하면 보통 가성비를 생각하기 쉽지만 시코르는 입생로랑과 나스, 맥 등 고가 럭셔리 브랜드로 차별화에 성공, 올리브영이 독주하는 시장에서 안정궤도에 올랐다.

 

 

#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도 원브랜드숍 접고 '멀티숍' 변신

 

화장품 제조업체 역시 멀티 브랜드숍으로 재편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멀티 브랜드숍' 네이처컬렉션'을 통해 자사가 판매하고 있는 모든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기존 '아리따움'을 멀티 브랜드숍으로 바꿔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

 

2000년대 원브랜드숍 인기를 구가했던 미샤 역시 매장을 '눙크'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미샤는 단순히 멀티 브랜드숍으로 바꾸는 것을 넘어 직접 뷰티 제품을 느끼고 체험하는 프리미엄 공간인 '눙크 라운지' 브랜드를 론칭하며 프리미엄 시장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 프리미엄 화장품 경쟁, 소비자 직접 체험 후 제품 구매 '플레그쉽 스토어' 트렌드 자리매김   

 

이처럼 H&B스토어와 멀티숍이 2019년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대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소비자층의 요구에 충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가성비가 높은 뷰티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데다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곳에서 직접 체험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소비자층의 라이프 스타일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H&B스토어 업계 역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한 체험 마케팅으로 가성비가 높은 상품들을 소개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또 플레그쉽 스토어를 오픈해 고객체험을 돕는 다양한 설비를 확대하고 시장에 맞춘 PB제품과 단독 브랜드를 확대하는 등 H&B스토어 업계의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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