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다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많다.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시장 대응 전략을 세워 체계적으로 실천해야 중국 시장의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국내 화장품업계의 최대 화두인 중국 화장품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중국 시장 상황 파악은 필수다.  특히 아직 화장품 산업 시스템이 정착돼 있지 않고 사회주의 국가의 계획경제 구조에 따라 순식간에 급변할 수 있는 중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시장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시장은 누구나 탐내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 일순 방심하면 시장 판도에서 제외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의 중저가 전략 대신 고가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미샤와 일찍이 현지화에 성공했지만 지나친 중저가 이미지로 고전하고 있는 P&G의 사례가 이를 잘 대변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를 분석해 올해 중국 화장품 시장의 핫 키워드인 천연 화장품, 온라인 유통 등을 접목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Made in Korea 인지도에 천연유래 성분 화장품이 결합할 경우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유통 방식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급성장세를 보이는 온라인 유통망을 추천하고 있다. 짝퉁에 대한 시비를 없앨 수 있다면 적은 힘을 들여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최적의 유통망이기 때문이다. 

 

중국향료향정화장품공업협회(CAFFCI)의 화장품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구매할 때 기능, 품질, 천연성분, 인지도, 과민, 가격, 사용감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보면 가격은 큰 구매 결정요인이 아니다. 기능성과 품질, 천연성분 등이 핵심 구매 결정 요소다. 여기에 환경오염과 식생활 변화로 피부질환 환자가 늘면서 천연화장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천연원료를 생산하는 원산지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 추세인데, 이런 트렌드에 ‘한국산’ 프리미엄을 붙여 고가 전략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내 대표 브랜드숍 미샤는 최근 이 같은 전략으로 중국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올리고 명품 한국산 화장품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 자료제공 :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미샤는 지난 3월 1일 화장품전문 B2C 쇼핑몰 쥐메이요핀(聚美□品)에서 하루 6,700만 위안(한화 120억원)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이는 미샤의 지난해 온라인 매출액인 175억원의 2/3에 해당하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이에 대해 쥐메이요핀 화장품 담당 MD인 왕웨이(王玮)는 “쥐메이요핀 화장품 분야 일일 최대 매출액이 15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판촉 이벤트 행사라고 해도 단일 화장품 브랜드로 나오기 어려운 매출액”이라고 평가했다. 

 

미샤가 중국 화장품 시장의 최대 문제인 짝퉁 시비를 없애기 위해 100% 한국 수입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샤는 이런 고가 한국산 명품 전략을 통해 지난 2006년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후 현재 중국 전역에서 500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명품 브랜드로 위치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반면 글로벌 브랜드인 P&G는 오래전부터 중국 현지화에 성공해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오다 최근 지나친 중저가 전략으로 중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제 'P&G=중저가'라는 인식을 하고 있어 질좋은 제품(명품)으로서 입지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능력이 높아지고 웰빙 열풍이 불면서 중저가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브랜드인 P&G는 중저가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했지만 이같은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례들은 시장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먹을거리는 많지만 먹기가 쉽지 않은 중국 시장을 요리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면밀히 분석해봐야 할 좋은 재료다. 이제 얼마나 맛있는 요리가 나올지는 요리사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