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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국내 뷰티 관련 학회 현황과 향후 운영 방안 고찰

이창석 을지대학교 바이오융합대학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이창석] K-POP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최근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이 2주 연속 1위의 기염을 토해냈다. 빌보드 역사상 2주 연속 1위 곡은 20곡 밖에 되지 않고 방탄소년단은 유럽에서 비틀즈 이상의 음반 기록과 인기를 얻고 있다니 참으로 그 위세가 대단하다. 이렇듯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K-POP과 함께 K-뷰티도 널리 인정을 받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산업의 수출액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치인 64억 8,000만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이 뿐 아니라 성형, 미용, 피부관리를 목적으로 국내를 방문하는 이른바 ‘뷰티관광객’ 역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지난해 한국의료기관을 이용한 외국인은 총 497,464명으로 전년 대비 31.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도 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만 아니였다면 이러한 기록들이 충분히 경신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K-뷰티가 인정받음에 따라 뷰티 제품을 개발하고 관련 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뷰티 사이언스(Beauty Science) 분야의 확장도 눈에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가 뷰티 사이언스 학문에 집중 투자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제품개발과 학술 연구 등 뷰티 분야 세계 최고가 되고자하려는 의지는 최근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출범한 보건복지부 피부과학 응용소재 · 선도기술 개발 사업에는 77억 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어 화장품 산업 종사자들에게 일부나마 연구비 갈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뷰티 사이언스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수가 증가하는 것이 바로 뷰티 관련 학회이다. 국내에 뷰티 관련 학회는 무려 40여개에 달한다. 특히 30%에 가까운 학회가 최근 10년 내에 설립됐다. 학회를 살펴보면 의생명과학 분야를 위주로 실험 결과와 연구 사례를 보고하는 ‘연구 중심 학회’와 뷰티 관련 통계연구 또는 작품 등을 선보이는 ‘인문예술 중심 학회’로 구분된다. 또 특정 주제나 특정 종사자(직업) 등에 한정해 소규모로 운영되는 학회도 적지 않다.

 

국내 뷰티 관련 주요 학회 현황 (출처 : 한국연구재단, 2020년 9월 현재)

 

 

이렇게 다양한 학회가 생겨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K-뷰티의 성장세와 함께 학회의 관심과 투자가 높아짐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먼저 필자는 학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차원에서 이러한 현상은 당연하고 미래지향적이라 생각한다. 뷰티라는 학문 자체가 기초학문처럼 명확하게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복합 학문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뷰티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들이 학회를 통해 교류하고 전문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세부적으로 특성화되어 있는 학회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 분야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유리하다. 또 다양화, 전문화된 학회가 많을 경우 같은 뷰티 분야라고 하더라도 대규모 학회에 참석해 본인과 거리가 있는 학술 섹션에도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불필요성도 피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학회의 설립과 운영은 K-뷰티 발전에 분명 도움이 되고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뷰티학회의 다양한 설립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모름지기 학회는 임원진을 포함해 학회 회원이 다수 있어야 하고 학술대회나 학회지 출판을 통해 학문의 발전과 동시에 운영비용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지속적인 논문출판과 학술대회 개최를 통해 관련 종사자들의 네트워크를 주선하고 최신 학문을 교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상 이 많은 학회 중에 이러한 형태의 학회를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능력을 가진 학회는 현재 절반 정도의 수준이 아닐까 추측된다.

 

물론 설립된지 오래되지 않은 학회들은 정착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학회 발전 가능성을 점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뷰티 산업과 학문에 종사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이 많은 학회들의 정체성과 학술 활동 여부를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다소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학회 활동이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정체되어 있거나 운영이 미흡하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운영 미흡은 학회의 효율성 저하로 연결된다. 학회의 다양화, 전문화가 장점을 줄 수 있지만 대표적 융합학문인 뷰티 산업의 경우에는 과학과 예술, 인문사회분야까지 섭렵해야 하는 특이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큰 테두리 안에서 분야별로 기획되어 있는 대형 학회의 출범이 뷰티 산업을 한눈에 이해하고 융합 학문을 탐구하는데 더 큰 시각과 정보습득의 효율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

 

학회 설립 목적은 다양한 계기에서 시작된다. 대부분 학회 설립자는 본인이 몸담고 있는 전문 분야의 활성과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회를 설립한다. 더 나아가 학술지 창간과 정기학술대회 개최를 통해 학회의 발전을 꾀한다. 하지만 일부 학회는 특정 상황에서 이익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거나 전문집단간의 이해관계에 의해 새로 분리 또는 창립하는 학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목적이 어떻든 간에 학회 운영이 더 이상 어려울 경우에는 학회의 존폐를 논하지 않는 이상 활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학회 활성화를 위한 운영 모습이 보인다. 유관 학회의 경우 단독 학술대회에 대한 비용과 참가자 모집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 내기 위해 공동 심포지움 형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학회가 아닌 협회나 클럽 형태의 유사 조직과 MOU 등을 계기로 학회에 대한 관심과 홍보를 늘리는가 하면, 중견기업과 연계해 투자를 이끌어 내고 대신 기업 자문 역할을 하는 등의 기업연계형 학회도 하나의 활성화 방안이 될 수 있다.

 

규모가 큰 학회가 규모가 작은 학회를 일종의 분과 형태 등으로 재구성하는 이른바 학회간의 통폐합도 나쁘지 않은 딜(deal)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학회 학술지도 특성화와 전문화시켜 학술지의 성격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타 학술지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해 양질의 논문을 통해 SCIE급 글로벌 저널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필자는 이상에서 제언한 바와 같이 다양한 뷰티 학회의 출범은 다양성과 전문성 차원에서 환영할 일이나 무분별한 설립과 운영 미흡은 오히려 혼란과 학문의 질 저하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각 학회 운영진은 학회 활성화와 학술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내 뷰티 학회가 효율적인 프로그램과 운영 시스템, 조직 인프라를 갖추게 되면 K-뷰티 사이언스도 K-POP 못지 않게 글로벌 수준에서 우뚝 설 수 있지 않을까 희망찬 기대를 해본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학술대회가 막혀있는 지금, 학술대회에 참가해 세미나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 종사자들과 담소를 나누며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유익하고 소중한 기회인지 새삼 다시 한번 느껴보게 된다.

 

     이창석

     을지대학교 바이오융합대학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

     을지대학교 창업보육센터장

     화장품 세포효능평가 및 기업부설 효능연구소 자문

     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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