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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유해성 논란, '적외선, 블루라이트'는 피부에 해로운가?

김한조 더마프로 평가기획팀 책임연구원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한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Tomorrow is another day)". 우리가 어렸을 적 한번은 들어봤을 문구이다. 유명한 대사인 이 말은 여성작가 마가렛 미첼이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집필해 1936년 발표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에 나온 여주인공(스칼렛 오하라)의 마지막 대사다.

 

우리는 내일 태양이 뜰거라는 것에 의심을 가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태양광 중 자외선이 피부에 색소침착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에도 의심을 갖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제품을 발라 태양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하지만 자외선보다 더 많은 양이 피부에 조사되는 적외선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블루라이트 광선이 우리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태양광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나노미터(nm) 단위로 분류돼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등으로 나뉜다. 그 중 자외선은 UVC(100nm~290nm), UVB(290nm~320nm), UVA(320nm~400nm)로 나뉘는데 파장이 가장 짧은 UVC는 오존층에서 대부분 흡수되어 우리 피부에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 UVB와 UVA는 피부에 침투하는데 UVB는 표피까지 침투가 가능하고, UVA는 진피까지 가능하다.

 

UVB 파장은 태양광 전체 에너지의 1.5%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UVA에 비해 보통 30~50배의 광세기를 가지고 있어 주로 일광화상, 지연형 태닝, 유전자 손상, 피부암 등을 일으킨다. 일광화상은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화끈거리고 물집이 생기는 현상을 말하며 그 결과 수일 후에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색소침착을 일으킨다.

 

반면, UVA 파장은 지구에 도달하는 자외선 양의 95%를 차지하고 있고 진피층까지 도달해 즉시형 태닝(immediate tanning)을 일으키고 콜라겐 같은 탄력섬유를 파괴하고 피부 재생을 방해한다. 이러한 자외선A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멜라노사이트의 활성화와 탄력섬유와 교원섬유의 변성, 피부 탄력 감소, 피부위축, 피부건조화, 색소침착, 주름과 광 알레르기 반응 등 피부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외선 차단지수(SPF)는 임상시험을 통해서 도출된 결과이다. 선크림 제품을 바른 부위와 바르지 않은 부위에서 피부에 나타나는 최소홍반량(minimal erythema dose)이 어느 정도 인지를 측정해 제품을 바르지 않은 부위보다 바른 부위가 몇 배나 더 자외선에 견딜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 여름에 피부가 태양광에 노출됐을 때 30분 정도 후부터 피부가 붉어진다면 자외선 차단지수 15의 의미는 (30분X15=450분) 450분 동안은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막아준다는 의미이다.

 

식약처나 화장품 회사가 권고하는 자외선 바르는 습관인 2시간 내지 3시간 정도 되면 덧바르라고 가이드하는 이유는 땀이나 마찰에 의해 제품이 소실될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또 태양광의 52%를 차지하는 적외선은 근적외선(IR-A, 760~1400mm), 중적외선(IR-B, 1400~3000nm), 원적외선(IR-C, 3000nm~1mm)으로 나뉘며 최근에 노화와 관련해 이슈가 되고 있다. 많은 유해논란이 있지만 현재 알려진 바로는 근적외선은 적당량을 조사하면 피부 피하지방층까지 침투해 주름억제, 유효성분을 피부에 효과적으로 침투시킴으로써 피부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강한세기로 장시간 노출하게 되면 콜라겐 분해, 주름생성, 피부 탄력 감소, 체내 항산화 성분 감소 등이 발생한다. 아직까지 중적외선은 피부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는 없으며 원적외선은 피부 표면에서 대부분 흡수되어 온도 상승에 영향을 준다. 그 결과 혈액순환, 근육 이완 등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원적외선도 과하게 조사되면 열에 의한 피부 노화에 노출될 수 있다. 열 노화와 관련된 논문에 따르면, 적외선은 주름 생성에 있어 UV 보다는 약하지만 만성적인 적외선에 대한 노출은 UV에 의한 주름형성을 악화시키고 콜라겐 분해 효소인 MMP(Matrix Metalloproteinase) 계열 인자를 증가시켜 노화를 촉진시킨다고 보고했다. 위에 열거한 적외선의 유해성을 정리하면 근적외선에 대한 과도한 노출과 원적외선의 열에 의한 노화를 들 수 있다.

 

최근 적외선의 유해성이 부각됨에 따라 자외선과 적외선을 동시에 차단하는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제품은 적외선 차단지수를 표시하는 제품도 있고 적외선 차단 효과 만을 표방하는 제품도 있다. 모두 인체적용시험과 in vitro 시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지만 어느 영역대의 적외선을 이용했는지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블루라이트는 400nm~525nm 파장대를 가진 빛으로 자외선과 유사한 짧은 파장을 가진 가시광선에서 파란계열의 광을 말한다. 2014년 일본에서 블루라이트가 쥐의 망막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블루라이트의 유해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 블루라이트가 눈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도 유해한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Mamalis 등이 2015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in vitro 상에서 피부세포에 블루라이트를 조사한 결과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은 증가하고 세포성장률은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또 아모레퍼시픽의 논문에 따르면,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색소 침착이 유도된다고 보고했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받는 에너지보다 몇 백배 높은 광 조사로 유도한 결과이긴 하지만 광 노출이 누적될 경우 분명 유해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설명하였듯 블루라이트가 자외선과 유사하게 작용하면서 피부의 멜라닌 색소 세포가 자극을 받아 색소침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최근 화장품 업계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전자제품 보급률 증가와 자외선차단 효과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한 트렌드를 반영해 화장품의 블루라이트 차단 효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원료와 차단화장품을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지난 7월 1일부터 화장품에 대한 블루라이트 차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논의나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블루라이트 차단 시험은 각 평가기관 고유의 프로토콜로 시행되고 있다. 주로 인체에 적용해 흑화발생 여부를 판정하는 시험법이 대부분으로 피험자에게 과도한 광 노출이 수반될 뿐 아니라 블루라이트 광으로 흑화만을 발생시켜 변별력 있는 결과를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인체적용시험과 in vitro 영역에서 블루라이트 차단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험법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더 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블루라이트, 적외선 차단 화장품이 개발되는 등 관련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요즘 미용에 대한 수요는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하다. 이러한 요구에 대응해 화장품 관련 업계 모두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과학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과유불급한 상황이 되지 않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한조

    더마프로 평가기획팀 책임연구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조직학실험실 의과학 석사

    더마프로 평가기획팀 책임연구원,

    (전) 더마프로 의약외품 및 자외선 평가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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