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은 뭔가 부족해~” 남성 듀오 UV의 ‘이태원프리덤’ 가사처럼 신촌은 복합 상권이지만 유흥과 요식업에 비해 화장품이나 패션 매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촌역 주변은 서울 서북부 지역 중 가장 많은 유동인구가 모이는 곳이다. 지하철 2호선 유동인구만 해도 하루 13만여 명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약 20만명 이상이 신촌을 거쳐 가고 있다.
신촌역 상권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과 인접해 있으며 여의도나 시청, 충정로와 서대문 쪽 직장인들까지 유입되는 곳이다. 또 지하철 2호선과 수도권으로 나가는 시외버스터미널, 신촌 기차역으로 경의선이 운행되고 있다.
신촌역 상권은 크게 현대백화점 뒤쪽 먹자골목과 연세대 방향 도로 변, 이화여대 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명물거리, 4번 출구 쪽 학원거리로 나눠진다.
먼저 신촌역 3번 출구로 나오면 학생들이 주로 찾는 카페와 화장품 가게 등이 눈에 띈다. 반면 3번 출구에서 이대 쪽으로 올라가는 길 오른쪽 편 골목에는 모텔 촌이 형성돼 있으며 또 길 건너편에는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유흥업소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현대백화점 뒤편에는 먹자골목의 형태로 고기 집, 룸식 소주방, 치킨 호프, 노래방 등 전형적인 대학가 스타일 업종의 매장이 대부분이다.
더불어 상권 내에 어학원들이 밀집해 있어 강남권에 주로 위치하고 있는 유명 어학원을 서북부 지역에서 가기 위해서는 신촌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신촌상권은 학생과 직장인 고객층이 동시에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촌역은 백화점 쇼핑을 위한 여성고객과 유흥업소를 찾는 남성고객이 비슷하게 몰린다”라며 “복합 상권으로 분류되지만 주로 저녁 6시 이후 활기를 띄는 곳이다”라고 전했다.
반면 대학상권의 일반적인 특징인 패션과 뷰티 매장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패션 매장은 유니클로, 미쏘, 폴더 등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화장품 브랜드숍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번 출구에서 나오면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네이쳐 리퍼블릭, 아리따움 등이 있지만 판매량이 유동인구에 비해서는 크지 않다는 의견이 높다.
현대백화점 뒤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소망화장품에서 선보인 오늘과 CJ올리브영, GS와슨스 등이 있지만 이마저도 수 많은 술집과 커피숍, 노래방 간판에 가려 눈에 잘 뛰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내 국내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기 때문에 패션 브랜드 로드샵이 신촌역 상권에서 힘을 쓸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대학상권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숍이나 H&B숍도 이대나 홍대 쪽으로 고객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세일기간이나 오픈 이벤트 등이 아니면 고객 끌기가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신촌을 자주 찾는 회사원 A씨는 “회사가 충정로인데 주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거나 술 약속이 있을 때 신촌으로 온다”라며 “화장품은 구매는 현대백화점이나 더 많은 브랜드가 있는 이대 쪽으로 간다”라고 말했다.
앞서 200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패션이나 문화에 비중이 크던 신촌 상권이 최근에는 유흥과 외식 업소 위주의 상권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B씨는 “신촌은 친구들과 술집이나 커피숍을 가기 위해 자주 온다” 라며 “하지만 브랜드 숍 세일 광고를 보고 들어가 네일 폴리쉬나 틴트 등 저렴한 제품을 가끔씩 구매하기는 한다”라고 전했다.
신촌역 주변 브랜드숍들은 세일기간을 알리는 포스터를 붙여 눈길을 끄는 것은 물론 세일기간이 아니더라도 매장 앞에 상시 세일 제품을 내 놓거나 일부 제품 세일을 알리며 ‘고객 모시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부 매장은 브랜드샵 직원이 직접 매장 앞으로 나와 고객을 매장 안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 역력했다.
이와 관련 브랜드숍 관계자 B씨는 “신촌은 복합 상권인 동시에 대학 상권이다”라며 “현재 술집이나 커피숍 매장이 상권을 지배하고 있지만 대학생 고객층을 움직일 만한 프로모션이나 세일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