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0 (금)

  • 맑음동두천 13.8℃
  • 맑음강릉 17.2℃
  • 맑음서울 14.0℃
  • 구름조금대전 14.9℃
  • 맑음대구 17.1℃
  • 맑음울산 16.9℃
  • 구름조금광주 15.7℃
  • 맑음부산 18.3℃
  • 맑음고창 13.9℃
  • 구름많음제주 18.6℃
  • 맑음강화 12.9℃
  • 맑음보은 13.9℃
  • 맑음금산 14.1℃
  • -강진군 16.9℃
  • 맑음경주시 17.7℃
  • 맑음거제 17.1℃
기상청 제공

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화장품, 광고로 소통하기

임성우 영남대학교 유럽언어문화학부 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임성우] 화장품 이야기에 앞서 광고 이야기를 먼저 꺼내 보자. 우리 일상에서 광고 없이 생활할 수 있는가? 당연히 불가능하다. 시인 함민복의 ‘광고의 나라’라는 시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광고의 나라에 살고 싶다

사랑하는 여자와 더불어

아름답고 좋은 것만 가득 찬

저기, 자본의 에덴동산, 자본의 무릉도원

자본의 서방정토, 자본의 개벽세상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휴먼테크의 아침 역사를 듣는다. 르네상스 리모컨을 누르고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휴먼퍼니처 라자 침대에서 일어나 우라늄으로 안전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토피아의 전등을 켜고 21세기 인간과 기술의 만남 테크노피아의 냉장고를 열어 장수의 나라 유산균 불가리~스를 마신다 인생은 한 편의 연극, 누군들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을까 사랑하는 여자는, 드봉 아르드포 메이크업을 하고 함께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꼼빠니아 패션을 입는다.

 

시인은 광고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통해 자본주의의 단면을 비판하고 있다. 시에서 보듯이 광고는 우리의 일상생활, 심지어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기에 광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의 사회적 가치와 문화 트렌드를 읽어내기도 한다.

 

# 감성소구적 광고

 

광고를 하나의 복합적인 기호인 텍스트로 보고 텍스트의 기능에 따라 구분해 보면 광고는 대표적인 ‘호소 텍스트’에 속한다. 즉, 광고 텍스트는 광고 제작자(또는 광고주)의 호소와 설득을 기본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정보를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적 의미의 광고는 광고 수신자의 정서적 변화와 실질적인 소비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게 여러 ‘전략적’ 장치들을 포함하고 있다.

 

의도한 광고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로부터 ‘신뢰’와 ‘공감’을 얻어 소비로 이어지기 위한 긍정적인 정서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감성소구적 광고다. 광고가 갖는 감성소구적 기능은 광고를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 정서를 활성화하고 이를 소비 행위로 유도하는 수신자 지향적 광고 전략이다.

 

예컨대, 화장품광고에서는 제품 사용으로 얻어지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모델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소비자의 기대와 바람의 정서, 나아가 기대하는 이상적 모습에 대한 기쁨과 희망의 정서에 호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따라서 광고 발신자는 광고를 통해 정서적 분위기를 발신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활성화시키고 제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그러한 입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의 목표라 하겠다. 특히 광고 발신자가 수신자의 감성에 호소함으로써 광고 대상에 주의를 집중시키고 구매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광고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 감성소구적 화장품 광고

 

이러한 관점을 화장품에 접목시켜 보자. 감성소구적 화장품 광고에서는 소비자의 정서적 활성화를 위해 제품 구매력을 높이는 긍정적 감성소구 즉, 긍정소구와 예상할 수 있는 부정적 결과에 대한 정서적 불안감과 거부감을 높이는 부정소구 둘 다 활용한다. 전자에는 아름다움과 젊음, 자연스러움과 행복함, 즐거움과 편안함, 희망과 사랑 등이 속하고 후자에는 주지하다시피 노화와 주름, 잡티와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 혐오와 의구심 등을 주로 활용한다.

 

여성잡지의 화장품 광고를 분석해 보면 TV광고에 비해 상당부분 감성소구적인 카피와 이성소구적 카피가 혼합돼 있다. 예컨대, 기초화장품 또는 기능성화장품은 제품의 성분이나 사용법과 같은 객관적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소구적 요소를 혼합한 광고 구성에 더욱 큰 비중을 둔다는 분석 결과를 얻는다.

 

관여도와 구매동기를 기준으로 광고대행사가 개발한 FCB모델

 

 

비록 정보의 객관성을 바탕으로 하는 기능성화장품이라 할지라도 제품의 성분, 효능, 사용법, 구입처 등과 같은 사실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피부 탄력, 미백, 보습, 피부 재생, 피부보호, 안심 처방 등 제품에 대한 정서적 정보와 아름다움이나 젊음, 자신감, 자연스러움 등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요소들을 강조해 광고의 호소력을 더 높이려고 노력할 것이다.

 

광고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 즉 카피, 모델, 색, 배치 구도 등 언어적 그리고 비언어적 요소들 모두 광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다. 광고를 구성하는 모든 수단들이 광고의 감성소구 전략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광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의 감성 자극에 기여하는 감정유표적 수단들을 잘 파악해 낸다면 종합적으로 광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화장품 광고, 복합적으로 읽기

 

화장품광고, 특히 얼굴 피부와 관련된 기초화장품 광고의 경우 감성소구의 방식에서 단순히 이미지나 비주얼적인 것만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아름답고 빛나는 매끈한 피부를 가진 모델이 주로 전면에 등장하지만 이상적 모습만 보여줄 뿐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나 감성소구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는 못한다. 소비자의 신뢰를 획득하기 위해 제품의 효능, 젊고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하는 비법 등 카피를 통해서만 구체적으로 전달된다.

 

즉, 단순 비주얼적 요소들로만 젊음, 매력, 탱탱한 피부와 같은 수신자의 욕망을 만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광고를 보더라도 이미지, 비주 얼적 요소와 광고 카피를 복합적으로 읽어야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기초 또는 기능성화장품 광고에서 소위 ‘감정적 꼬리표 emotional tags’가 붙는 어휘들은 주로 ‘케어, 안티에이징, 리프트, 빛나는’ 등 정서적 차원에서 수신자의 제품 선호도와 기대감을 높이는 어휘들이 속한다. 화장품 광고에 쓰이는 이러한 감정유 표적 요소들은 발신자의 감정 표출이나 제품에 대한 감정적 서술에 기여하기 보다는 수신자의 감성 자극을 목적으로 활용된다. 광고는 설득전략에 따라 명시적인 정보와 함축적인 정보 그리고 발신자의 정서적 입장과 가치평가들이 포함할 수 있다.

 

기능성 소재가 들어간 기초화장품에 대한 유럽 지면 광고

 

 

화장품광고가 담고 있는 인지적 정보와 정서적 정보들은 내적이고 주관적이며 잠재적인 요소들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관찰되지 않을 수 있다. 명시적으로 언급할 수 없는 요소들도 많기 때문에 감성소구적 광고 전략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광고 텍스트를 구성하는 어휘, 언어 구조, 텍스트의 연결 구조, 이미지와 카피의 관계 등 광고에서 강조 하고자 하는 바를 복합적으로 분석해야만 한다.

 

좋은 제품은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럴려면 ‘널리 알리기’를 잘 하는 광고를 통한 소통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K-뷰티 분위기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현지인들의 선호도를 파악해 지속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감성적으로 어필하는 대표적인 화장품 광고를 분석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임성우

 

영남대학교 유럽언어문화학부 교수

 

관련태그

#코스인 #코스인코리아닷컴  #화장품 #코스메틱 #화장품컬럼 #임성우 #영남대학교 #유럽언어문화학부 #교수  #광고소통 #감성소구적 #화장품광고  #감성적꼬리표  #감성소구적 #광고전략 #감성 #호소 #마케팅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