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의 남성 화장품 시장 성장이 예사롭지 않다. 지속되는 세계적 경기 침체와 화장품 산업 불황에도 세 나라의 남성 화장품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군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기능성 제품에 눈뜬 한국 남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남성 화장품 매출 규모는 전세계 남성 스킨케어 판매액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여기에 스킨케어와 비비크림 등 색조를 포함한 남성화장품 시장 규모는 올해 1조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그루밍족’이란 신조어와 함께 외모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남성들이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는 추세다. 이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남성 화장품의 카테고리도 넓어졌다.
과거 스킨, 로션이 남성 화장품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아이크림, 에센스는 물론 자외선차단제, 비비크림, 씨씨크림 등으로 제품군이 넓어지며 남성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 고기능성 남성 제품이 늘고 있다. 앤프라니 옴므 하이드로 리버스 스킨가드 CC크림(좌 측)과 코리아나의 라비다 옴므 멀티 아쿠아(우측). |
최근엔 여성 화장품 못지 않은 고기능성 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남성전용 CC크림 ‘앤프라니 옴므 하이드로 리버스 스킨가드 CC’는 스킨케어 기능에 피부톤 보정을 더한 올인원 스킨케어 제품이다. ‘코리아나의 ’라비다 옴므 멀티 아쿠아‘는 스킨, 에센스, 로션의 기능을 하나로 모은 3 in 1 젤 타입으로 여기에 미백 기능까지 더했다.
‘남심’을 공략한 마케팅도 치열해졌다. 이른바 ‘스타 마케팅’은 더 이상 여성 화장품의 전유물이 아님을 최근 사례들이 보여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맨은 배우 장동건을 모델로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망화장품도 오늘(ONL) 모델로 월드스타 싸이를 발탁, 남성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바닐라코는 남성용 CC크림 ‘잇 래디언트 멀티플 CC 포 맨’의 모델로 가수 로이킴을 발탁했다.
다양한 제품군과 화려해진 마케팅 외에 가격대 면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더페이스샵, 미샤, 이니스프리 등 국내 ‘저렴이’ 부터 비오템옴므, 크리니크포맨, 랩시리즈 등 수입 ‘고렴이’ 까지 다양한 브랜드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백화점 남성 브랜드가 출시되며 시장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입점한 LG생활건강의 까쉐(KACHET)는 애프터 쉐이브 밤, 스틱 타입 선블록 등 새로운 제형과 다양하고 세분화된 제품으로 남성 화장품 시장의 고급화를 선언했다.
하얀 피부를 원하는 일본 남성
최근 일본 남성 화장품 시장은 세안 용품, 페이스 페이퍼 등과 함께 스킨케어, 기능성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KOTRA 오사카 무역관은 하얀 피부를 원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여성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던 양산이나 팔토시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일본에서는 최근 다양한 남성용 자외선 차단제가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맨담의 ‘Gatsby 스트롱 UV 컷스프레이’는 2012년 4~9월, 수량 기준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남성용 자외선 차단제다. 기존 바르는 타입에서 간편하게 뿌리는 타입으로 진화해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다.
카오는 자외선 차단성분을 배합한 세안용 물티슈 ‘맨즈 비오레 세안 파워시트 UV커트타입’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 로토제약은 남성용 미백 스킨케어 ‘오키시 화이트’를 출시했다.
KOTRA 후쿠오카 무역관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남성 화장품 시장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스킨, 크림, 세안 시트 등 제품별 판매도 늘고 있다.
남성 화장품 시장 출하액 추이
▲ 출처: 일본 경제산업성. |
이 보고서는 일본 경제산업성 통계를 인용해 2011년 화장품 출하액이 2010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남성 화장품은 급성장을 거듭하며 2009년 대비 34.5% 성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20대의 60.2%, 30대의 51.8%가 화장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돼 10~30대 젊은 남성의 화장품 구입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남성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 증가, 하나코 세대의 영향이 꼽힌다. 하나코 세대란 1959년에서 1964년 사이 출생한 여성을 일컫는데, 이들이 20대이던 1980년대 후반은 일본이 호황을 누리던 버블경제 시기로 이 시절 하나코 세대에서 태어난 아이들인 25~29세 남성들이 현재 주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엄마가 아들에게 피부 관리의 필요성을 어려서부터 인식시키면서 현재의 주된 소비층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러한 세대문화가 2010년대 들면서 서서히 가정에 정착해 현재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피지 조절, 클렌징에 관심 많은 중국 남성
남성 화장품 시장에서 중국인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기능은 피지조절과 클렌징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로모니터는 2011년 중국 남성 화장품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으며 이중 스킨케어 제품이 34% 성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중국은 로레알, 니베아 등 해외 브랜드가 로션, 페이셜 클렌져, 크림 등 세분화된 제품으로 남성 화장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2008년 로레알 맨 엑스퍼트가 안티에이징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맨소래담이 파워업 에센스, 미백 기능의 안티 아크네 페이스 워시를 출시하며 안티에이징 제품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밖에 유니레버의 클리어 포 맨, 니베아 포 맨, 상하이 자화의 GF와 같은 남성 화장품 브랜드들은 제품력과 성공적인 시장 교육으로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바이어스도르프의 니베아포맨과 피앤지의 올레이맨. |
최근엔 피앤지가 올래이 맨과 헤드&숄더 포 맨을, 로레알에서 가르니에 맨을 새로 출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쉐이빙, 샤워 제품 등 제품 라인도 확장되고 있다.
또 백화점이나 화장품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요 유통채널인 하이퍼마켓의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유로모니터는 잇따른 기능성 제품의 출시, 다양한 제품군으로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퀄리티 제품을 찾는 남성 소비자들이 늘면서 화장품 단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중국의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11~2016년 사이 연 평균 12%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기존 스킨케어 제품의 강화, 더 높은 가격, 더 많은 기능을 가진 제품으로 기존 소비자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가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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