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 줄 모르고 떨어지던 화장품 공개기업의 주가가 되레 비수기인 여름을 넘기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폭락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하반기 산업 전망까지 어둡게 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9월 중순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16개 상장기업의 주가 동향을 분석한 결과 하반기 들어 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추세로 관측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상반기 대비 상승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더불어 관례적으로 화장품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여름철을 거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경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회복세다. 아모레퍼시픽은 9월 17일 종가 기준 931,000원으로 하반기(7월 1일 기준) 들어 2.4%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상반기에 -24.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반전이다. 황제주의 상징인 1백만원대로 회복하진 못했지만 대책 없이 떨어지던 주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더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7월 1일 325,500원이던 주가가 9월 17일 388,000원으로 10.1%나 올랐다.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숍들의 성장과 비화장품 부문의 실적이 지속 성장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의 주가는 9월 17일 517,000원으로 마감해 하반기 들어서도 8.8%나 떨어졌다. 상반기 14.3% 하락한 것과 더해 연초 대비 20% 가량 주가가 빠졌다.
LG생활건강은 올 상반기에 최초로 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정하기만 하다. 실적을 내는 화장품 부문에 비해 생활용품, 특히 음료 부문의 어두운 전망이 전반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2/4분기 5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에이블씨엔씨는 9월 17일 40,000원으로 마감, 연초 79,300원에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그나마 상반기(-48.9%)에 비해 하반기(-6.0%)에 감소율이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부진의 원인인 과다 경쟁과 과다 판촉비용 부분이 쉽게 개선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하반기에도 전망은 부정적인 상황이다.
화장품 16개 상장기업 하반기 주가 동향 (단위 : 원)

▲ 주가 : 종가 기준. |
OEM ODM 기업들은 명암이 엇갈렸다. 코스맥스(45,900원 1.8%↑)와 한국화장품제조(1,870원 8.1%↑), 제닉(27,000원 33.3%↑)은 하반기 들어 9월 17일 현재 꾸준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코스맥스는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상반기 6.0% 상승에 이어 하반기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OEM ODM 선도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 상반기 낙폭이 엄청났던 제닉(-46.1%)과 한국화장품제조(-23.8%)의 약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양사의 하반기 실적 전망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한국콜마는 9월 17일 종가 22,750원을 기록 하반기에 12.2% 주가가 떨어졌다. 올 상반기 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폭을 보여 하반기에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주가 하락세를 막진 못했다.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도 10,700원(–13.4%)으로 동반 하락했다.
동종 기업인 바이오랜드와 대봉엘에스의 주가도 대비된다. 국내 최대 원료 기업인 바이오랜드는 상반기(-8.7%)에 이어 하반기(9월 17일 12,650원)에도 -11.8%나 하락했다.
반면 대봉엘에스는 상반기 무려 39.2%나 주가가 뛰었음에도 9월 17일 5,340원으로 장을 마감해 하반기에도 26.5%의 고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이는 연초 대비 80.4%나 오른 수치다. 양사의 주가는 올 상반기 양사의 영업이익 증감율(전년 동기 대비 바이오랜드 -24%, 대봉엘에스 92%)만큼이나 확연한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중견기업으로는 동성제약이 상반기 10.4% 올랐던 주가를 다 까먹었어 9월 17일 4,075원으로 장을 마감해 하반기 -9.2% 하락했고, 코리아나화장품은 9월 17일 1,770원을 기록, 상반기(0.6%)에 이어 하반기(1.7%)에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외에 애경 계열인 네오팜은 9월 17일 6,390원으로 마감, 하반기 19.4% 주가가 올랐고 보령메디앙스는 상반기(-45.7%) 대폭락을 반등하면서 9월 17일 종가 7,980원으로 기록해 하반기에 10.1% 주가를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