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이스샵 |
상반기 실적 발표로만 보면 더페이스샵이 조금 앞섰다. 하지만 앞도적인 우위라 하기엔 미샤의 성장률이 만만치 않고 더페이스샵보다 하반기에 강한 미샤 특유의 뒷심을 생각하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올 상반기 더페이스샵의 매출액은 1,913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361억 원, 순이익은 160억 원이다. 이에 비해 미샤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1,698억 원이고 영업이익이 201억 원, 순이익이 150억 원이다. 이를 두고 더페이스샵 측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7년만에 브랜드숍 1위를 차지했던 미샤를 제치고 올 상반기 1위를 탈환했다며 만족해 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미샤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7년 매출액이 더페이스샵에 비해 거의 3배 가깝게 뒤처졌었지만 해마다 격차를 좁혀 작년에 비로소 미샤가 앞질렀다"며 "올 상반기에 조금 앞지른 것으로 1위를 탈환했다고 하는 걸 보면 왜 저러나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하반기에 미샤가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1년에 두 번 빅세일이 7월과 12월에 있다"며 "또한 9월에 메인 제품이 출시되는 미샤 특성상 하반기에 성적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올 3월에는 더페이스샵도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더페이스샵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할인 경쟁은 맞불 작전으로 유효해 그 동안 하반기 빅세일로 재미를 보던 미샤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에 충분하다"며 "상반기 히트 상품인 자외선 차단제 '내추럴 선' 등이 백만 개에 달하는 판매를 올렸다. 하반기에도 신제품은 꾸준히 출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샤의 한 관계자는 "더페이스샵이 할인 전략으로 맞선다지만 효과에 있어서는 미샤의 적수가 되지 않는다"며 "할인 전략에 있어서는 미샤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더페이스샵의 세일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매장 수 두 배 많은 더페이스샵
더페이스샵의 자신감은 1,000개가 넘는 매장 수에 있다. 반면 미샤는 매장 수가 570여 개로 절반밖에 안 된다. 하지만 미샤 측은 미샤 매장 하나가 더페이스샵의 매장 둘과 맘먹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 미샤 |
일각에서는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이 더페이스샵(약 6천6백만 원)에 비해 미샤(약 1억1,800백만 원)가 두 배 정도 많은 것을 두 업체 간 매장 수 차이의 원인으로 꼽는다.
이에 대해 미샤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미샤가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정산하지 않는 것까지 정산해서 그럴 뿐 사실상의 집계를 보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미샤가 가맹점보다 본사가 비용 부담을 떠앉는 직영점의 비율이 높아 매장 수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고도 하지만 이는 안전하고 확실한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샤의 한 관계자는 이어 "가맹점은 타 제품 판매 등으로 매출에 편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가급적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확실한 경우가 아니면 가맹점 수 늘리기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더페이스샵이 1,000개가 넘는 매장 수를 확보한 것이 결코 무리한 사업 전략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또한 많은 매장이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두 배에 육박하는 매장 수에 비하면 미샤와 실적의 격차가 적다는 것이 더페이스샵의 선두 탈환이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언제든 미샤가 선두로 올라설 수 있고, 이번 하반기에 미샤가 더페이스샵을 제치고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브랜드숍 1위를 유지한다면 당분간 더페이스샵이 미샤를 앞지르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미샤, 우리의 경쟁 상대는 '아리따움'
▲ 아리따움 |
아모레퍼시픽의 멀티 브랜드숍인 아리따움은 각 제품 라인마다 대표하는 모델을 내세워 홍보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처럼 미샤도 연령에 맞는 콘셉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젊은층에 인기가 높은 수분 케어와 30대 후반이 타깃인 한방 제품 등과 남성 라인, 색조 라인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더페이스샵 뒤에 LG생활건강이 있다는 걸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올해 브랜드숍 1위를 미샤가 차지한다면 미샤의 다음 경쟁 상대가 아리따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더페이스샵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미샤가 무엇을 하든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우리 전략대로 나갈 것"이라고 응수했다.
더페이스샵과 미샤의 선두 경쟁은 LG생활건강과 에이블씨엔씨의 자존심 싸움이다. 둘 사이에는 이런저런 앙금이 있다. 겉에서 보면 호수 위의 백조들이지만 속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둘의 경쟁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이 신규 브랜드숍 론칭을 준비하고 있고 에이블씨엔씨 역시 현재 11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어퓨를 본격적으로 홍보할 방침이어서 경쟁은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브랜드숍의 강자는 더페이스샵과 미샤임이 분명하다. 선두가 아니면 늘 목마를 수밖에 없는 이들이다. 올 상반기 실적은 더페이스샵이 조금 앞섰지만 미샤의 하반기 선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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