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조정혜] 100년 전 "화학 제품으로 보다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출발한 화학 산업의 홍수 속에 식료품, 식수, 약품, 환경 등 생활 전반에 스며든 치명적인 독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야기하며 우리들의 의식 자체를 허물고 있다.
화학은 아무리 뛰어난 합성 기술을 이용한다 해도 근본적으로 영양이 아니므로 모든 균형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교란물질이며 몸에서 배출되지 않고 농축되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한국인의 50%가 당뇨병 유발 가능군이며, 70%가 피부염(아토피, 여드름, 건선 등)유발 가능군으로서 특히 피부문제는 상황에 닥쳐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알지 못하며 누구를 막론하고 70%는 피부문제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가능성을 품고 사는 것이다.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화장품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약 2만 5000종이 넘고 이러한 화학물질은 면역체계를 억압해 과도한 자극을 매일같이 반복하면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만성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현대 여성들이 앓고 있는 피부 질환은 매일하는 화학 화장품이 중요한 원인 제공자인 셈이다.
1980년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저서 제3의 물결의 음식에 대한 예언을 살펴보자. 여기서 앨빈 토플러는 제1의 맛은 소금맛으로 육류나 야채는 소금만 치면 먹을 수 있다고 정의하고, 제2의 맛은 양념맛으로 문명의 발달로 인한 각종 소스, 가공조미료 즉 양념을 첨가해서 내는 맛이라 정의한다.
마지막으로 제3의 맛은 바로 발효의 맛으로 식물 자체에서 우러나는 맛을 말한다. 아직까지 세계는 제2의 맛인 양념의 맛에 머물러 있지만 미래에는 제3의 맛인 발효의 맛이 자리 잡게 된다고 주장한다.
제3의 맛은 고차원 문명적인 것으로 발효의 놀라운 점은 복어알에서 알 수 있다. 복어 한 마리로 성인 33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복어알에는 무서운 독이 들어 있으나 2년을 발효시키면 맹독이 제거되어 사람이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발효의 세계라 할 수 있다.
또 대표적인 발효식품 콩 자체는 면역 증강 물질을 못 만들지만 발효시켜 된장을 만들었을 때는 다르다. 따라서 발효를 통한다면 발효 전에는 없던 면역증강 물질이 생성되는 발효의 놀라움이다.
약 6000년 전에 세워진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나온 미생물이 만든 빵이나 기원전 6000년 경에 이라크 지역에서 메소포타미아인들이 담근 포도주, 그리스 신화에 대지의 신이 포도를 재배하고 술을 만들었다는 등을 통해 발효음식은 인류의 문명사와 그 역사를 같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발효음식은 경험적이나 전통적으로 만들어졌을 뿐 그 근거가 뚜렷치 못해 우리 선조들도 장을 담글 때는 좋은 날을 골라 몸가짐을 조심하고 귀신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장독대에 금줄을 두르기도 했다.
1787년 '포도당이 정량적으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과정이 발효'라고 라부아지에(Antoine Laurent de Lavoisier)가 정의했고 그 이후 레벤후크(Anton van Leeuwenhoek)에 발명품인 현미경으로 파스퇴르가 발효라는 것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 스트로마톨라이트 절단면. |
또 가장 오래된 화석의 나이는 35억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 화석이 미생물의 화석이라는 점이다. 이 최초의 미생물은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하는 긴 줄 형태의 광합성을 하는 박테리아로서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유일한 생명체이기도 하였다.
살아 있던 생물이 죽어서 부패되지 않고 화석으로 남을 수 있는 확률은 단지 몇 %에 지나지 않고 딱딱한 골격이 없는 생물이 화석화될 기회는 더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35억년 전에 이미 지구상에는 미생물들이 매우 번성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발효(FERMENTATION)는 라틴어의 FEVERE(끓는다)로 부터 유래된 것으로 알콜 발효 시 탄산가스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거품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즉, 미생물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인간의 생명활동과 관련된 물질로 쉽게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물)을 분해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사람은 탄수화물과 같은 유기물을 섭취하면 산소호흡을 통해 유기물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하고 에너지를 얻는데 반해 무산소호흡을 하는 생물들은 유기물을 완전히 분해시키지 못하고 다른 종류의 유기물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에너지의 양도 적다.
발효과정에서도 유기물이 분해되어 또 다른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적은 양의 에너지를 생성해 나감으로써 미생물들은 살아가게 된다.
발효가 되려면 미생물인 효모나 바실러스 등의 발효균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러한 발효균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영양분을 분해한 뒤 또 다른 물질을 만들어 낸다. 즉, 유기물을 완전히 분해하지 못하고 중간물질을 만드는 셈이다.
발효와 부패는 둘 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시켜 다른 성질로 변하게 한다는 점에선 같지만, 발효로 만들어진 물질은 향이 좋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맛과 영양가를 지니는데 반해 부패로 생긴 물질은 악취와 식중독을 일으켜 사람이 먹을 수 없다는 면에서 현저히 다르다.
즉, 우리의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물질이 만들어지면 발효이며 악취가 나거나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지면 부패라고 하는 것이다.
조정혜 조원코스 대표
필자 약력 : 성결대학교 출강, 로레알파리 본사(국제상품기획부), 레브론, LG생활건강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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