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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피부미용업계, 온라인 마케팅 어디까지 왔나

소수 업체만 홈피·블로그·카페 활용 … 트렌드 못 따라가

 

유통혁명이라는 용어가 퇴색할 만큼 산업의 중심이 제조에서 유통으로 넘어온 지 오래다. IT산업의 발달은 이런 유통의 시대에서도 따라가기 어려운 새로운 구조를 시시각각으로 창조해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제품을 만들기보다 판매하는 데 나아가 어떤 경로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만들고 있다.


대형할인점으로 대표되는 거대 자본의 유통업체들이 독점했던 시장을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발 빠르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새로운 마케팅 유통채널들이 속속 등장해 잠식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모바일이 일상화되면서 ‘유비쿼터스(ubiquitous)’가 실현됨에 따라 아이디어만으로도 새로운 유통구조를 만들어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카페를 넘어 일반인에게도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나 서브스크리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 같은 단어가 낯설지 않다.


이 같이 산업 전반의 유통지도를 바꿔가고 있는 온라인 마케팅이 국내 에스테틱 업계에서는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그 현황을 분석했다.

 

대세는 온라인, 비용 대비 최고 효과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온라인 마케팅은 이미 마케팅 분야의 중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 고객층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가 대개 젊은 층이기 때문에 온라인 마케팅을 등한시하곤 제품 홍보 자체가 어려운 지경이다.


거의 모든 화장품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자체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신제품이 출시되면 이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 제품의 사전 리뷰 테스트를 진행한다. 큰 회사의 경우 SNS 전담팀을 둬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곳도 많다.

 

자사 온라인 쇼핑몰 운영도 기본이다. 쇼핑몰은 제품 판매 통로이자 훌륭한 홍보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브랜드 서포터즈를 운영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교차 마케팅 기법도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는 기법이다.


이넬 화장품 관계자는 “화장품 회사에서 온라인 마케팅은 가장 우선적인 홍보 수단”이라며 “제품에 대한 블로그나 카페의 리뷰와 SNS를 통한 바이럴마케팅(viral marketing)은 현 시점에선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 방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에 비해 에스테틱 업계는 사정이 좀 다르다. 취재 결과 기대했던 것만큼 온라인 마케팅이 활성화 돼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하는 업체도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온라인 마케팅도 신제품을 출시할 때 사전 테스트용 리뷰를 위해 블로그와 카페를 활용하는 선을 넘지 못했다.


자사 쇼핑몰과 블로그, 카페 등을 운영하지만 대부분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자본력이 없어서 혹은 다른 이유로 제대로 관리를 할 여력이 없는 곳이 많았다.


H&B마케팅연구소 권장우 소장은 “현재 에스테틱 업체에서 블로그, 카페는 커녕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곳도 많지 않다”며 “대략 50% 정도의 기업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그 중 50%는 개설만 하고 관리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업계 사정을 전했다.

 

 

대다수 피부미용숍 원장 온라인에 미숙


이 같은 현상은 에스테틱 시장이 화장품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까닭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의 사이클은 생산, 유통, 소비 혹은 생산·유통, 소비의 2~3단계를 거치는 게 보통이다. 또한 최종 소비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B2B와 B2C로 나뉜다.


에스테틱 분야의 최종 소비자는 주로 피부미용숍인데 문제는 업체들이 피부미용숍 원장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전개할 만큼의 제반 여건이 성숙돼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피부미용숍 원장들이 대개 온라인 환경에 익숙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마케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업체가 아무리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 전개해 봐야 그 대상자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비용 대비 효과가 없는 일을 업체가 굳이 할 리가 없다.


피부미용 관련 카페 중 최고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최고피부관리사모임 김의범 대표는 “현재 피부미용숍 원장도, 업체도 온라인 마케팅을 잘 활용하지 않는 편”이라며 “우선 원장들이 컴퓨터와 친하지 않고 일부 원장들의 경우 온라인 마케팅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운영하지만 효과를 크게 보진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숍 원장들이 원장들 간 입소문과 제품 홍보 전단, 박람회와 세미나 등에서 정보를 얻어 제품을 구매하는 오프라인에 익숙한 경험적 습관도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 깊게 들어가면 피부미용 업계 전반에 대한 제도적 규제로 숍이 폐쇄적이 될 수밖에 없게 된 것도 한 요인이며 소규모 생계형 경영자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에는 장애 요소다.


일부 젊은 원장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한 의사소통과 마케팅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그들만의 리그’인 셈이다.

 

향후 온라인 마케팅 중요성 부각


업계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큰 힘을 들여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다. 시대에 뒤쳐진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만큼, 홈페이지나 블로그, 카페 등을 운영하는 상황이다.


온라인을 통한 매출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한몫한다.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 펼치는 업체 중 대표 주자격인 나노팜은 ‘나노지킴이’라는 명칭의 사이트 운영진을 통해 고객들에게 1:1 맞춤 상담과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활발한 온라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홍보를 위한 소문내기 이벤트와 사용 후기 모집 이벤트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마니아 그룹을 형성하고 신제품 및 제품 체험 리뷰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피드백하고 이를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 홍보하는 등 온라인 마케팅을 적절히 활용하는 업체다.


그러나 이런 마케팅이 홍보 효과는 크지만 즉각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익명의 한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마케팅이 현재 최고의 트렌드이자 업계가 지향해야 할 발전적 방향이어서 열심히 하곤 있지만 매출 증대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에스테틱 업계의 이런 문제점들이 온라인 마케팅을 활성화 시키지 못하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지만 미래 마케팅의 대세는 온라인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볼 때 이미 타 업종에 검증받은 마케팅 기법이기 때문이다.

이는 업체도 피부미용숍 원장도 관련 전문가도 모두 동의하는 사항이다.

원미코리아 왕원식 대표는 “우리 업계가 폐쇄·보수적이어서 타 업종에 비해 온라인 마케팅을 접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향후 온라인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발전적 방향에서 온라인 마케팅이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진여워터테라피 김여진 원장은 “일단 SNS를 통한 마케팅은 홈페이지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탁월하다”며 “하지만 아직 숍 원장들이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데 이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는 산업은 도태된다.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살아 남기 위해선 대세를 따라야 한다. 특히 업체와 숍이 제품의 해외 수출과 관광객 유치를 새로운 활로로 주력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피부미용숍 원장 대상 교육 필요


이런 상황을 개선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최종 소비자인 숍 원장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마케팅이 가능토록 하는 이해·활용 교육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면서 업계 전반의 토양을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노팜 이승용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대처해야만 업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소비 행태와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용하려면 먼저 성숙된 밑바탕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을 피부미용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관련 단체와 기관에서 나서 솔선수범해 주기를 바라는 현장의 의견도 적지 않다.


수도권의 K피부미용숍 L원장은 “우리는 현재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활용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이를 통한 고객유입도 꽤 된다”며 “하지만 업계에서 이런 마케팅을 잘 안하니까 동반 상승효과를 보진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불황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대세를 따라가야 한다. 협회나 관련 단체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공한 타 업종 사례를 벤치마킹해 볼 필요성을 제기하는 방법론도 제기된다.


최고피부관리사모임 김의범 대표는 “피부미용숍에 한정해서 생각해보면, 각 디자이너 마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따로 운영하며 SNS를 통해 예약을 받는 미용업종을 벤치마킹하라는 제안을 하고 싶다”며 “이는 디자이너 자체를 상품화 시켜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다. 숍도 이런 방식이 적용되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제안했다.


온라인 마케팅이 업계에서 자리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를 통해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이익이 따르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하게 된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지만 소셜 커머스 같은 방식의 공동구매 방법도 잘 활용하면 숍 홍보와 매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피에스포유 구태규 사장은 “소셜 커머스의 공동구매 방식은 홍보와 매출은 물론 향후 잠재고객으로 남게 돼 숍을 활성화시키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숍 활성화는 곧 업체의 매출 증대로 이어져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에스테틱 업계에서도 온라인 마케팅이 가장 강력한 홍보의 수단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맞물려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더 커지고 관련 마케팅 기법은 더 다양하고 세분화 될 전망이다.

 

에스테틱 업계도 이를 따라야 하고 따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이런 생소한 구조를 어떻게 제대로 정착시킬 수 있느냐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온라인 마케팅 방법이 무엇인지 업계 전체가 진지하게 연구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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