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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이은주 교수의 화장품에 대한 발칙한 생각 ⑪

쿨링 화장품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이은주]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린 시절 봄이면 녹음이 푸르른 산으로, 여름이면 시원한 바다로, 가을이면 빨갛고 노랗게 변한 낙엽이 즐비한 나무 아래로, 겨울이면 하얀 눈밭으로. 좁디 좁은 나라였지만 우리나라엔 뚜렷한 사계절이 있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으나 사계절을 모두 즐길 수 나라는 전세계에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봄과 가을이 점차 사라지는 요즘에야 비로소 절절히 느끼고 있다. 


아직 여름이라고 하기에 이른 5월 말임에도 무더운 날씨 탓에 옷차림은 매우 가벼워진 상태이다. 여름이 가까워지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아마도 가벼운 옷차림에 맞춘 몸매관리일 것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각종 슬리밍 바디제품이 화장품 광고 시장에서 넘쳐 났겠지만 2013년 시행된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가이드라인에 의해 셀룰라이트 제거 또는 관련 표현이 금지되고 인체적용시험자료로 효능이 입증될 시 일시적 효과라는 것만 표시가 가능해 졌으니 아마도 예년만 못한 슬리밍 시장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된다. 

슬리밍 제품을 발랐을 때 피부가 시원해 지면서 타이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후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100% 전수조사를 한 것은 아니었으나 본 연구소에서 성분 조사를 한 결과 대다수의 슬리밍 바디제품은 시원한 청량감을 위해 멘톨 성분을 사용하거나, 셀룰라이트 분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커피 추출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디제품 또는 모발제품에나 등장하던 쿨링감은 최근 피부온도와 피부노화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되면서 몇 년 전부터 페이스제품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거에 여름에 사용되는 페이스제품이라고 한다면 쿨링한 느낌을 주기 위해 청색 색소를 넣어 파란 수분을 크림을 출시하거나, 산뜻한 사용감을 위해 오일프리 또는 에탄올을 첨가하거나, 물방울과 같은 모양의 제형을 만드는 것이 다수를 차지했다면, 이제는 피부 온도를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을 전면에 내세워 광고하고 있다.

5월 한달동안 인터넷 매체를 통해 소개된 쿨링 화장품 15개를 조사한 결과 각 제품에서 쿨링감을 주는 성분으로 소개된 것은 페퍼민트, 스피아민트, 멘톨, 알로에가 대다수였으며, 그 외 선인장 추출물과 메탈을 이용한 내용물을 소개한 제품도 하나씩 있었다. 

페퍼민트, 스피아민트, 멘톨



▲ 스피아민트(위), 페퍼민트(아래).

페퍼민트와 스피아민트를 같은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쉽게 말해 민트 집안에서 태어난 형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페퍼민트는 박하로 보통 아로마테라피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이고, 스피아민트는 민트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치약이나 껌처럼 구강과 관련된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것이다. 

시원한 쿨링감을 주는 것은 보통 멘톨이라는 휘발성분으로 페퍼민트에는 다량 함유되어 있는 정유성분이지만, 스피아민트에는 멘톨이 함유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에 언급했듯 멘톨 성분은 바디제품에 주로 많이 사용하던 성분인데, 이유는 페이스에 비해 넓은 면적을 가진 바디의 특성상 산뜻한 사용감이 중요하기에 멘톨을 즐겨 사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페퍼민트와 스피아민트 모두 피부 붉어짐 또는 알러지의 부작용이 있기에, 피부가 민감한 경우 이 성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알로에 추출물, 선인장 추출물

알로에 추출물은 대표적인 피부진정 성분으로 피부진정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감자 또는 오이 추출물에 비해 효능 뿐 아니라 사용감도 시원한 청량감을 전해 주는 성분으로 오랫동안 화장품과 미용에서 사용된 성분이다. 

선인장 추출물은 피부 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화장품에 들어가는 미비한 양으로 시원한 사용감을 주기란 매우 힘들 것으로 보이며, 해당 제품의 전성분에 기재된 에탄올과 같은 휘발성 성분에 의해 쿨링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집에 심어 둔 화분 하나를 생각해 보자. 촉촉한 흙에 심어둔 꽃나무가 있었는데, 물을 주는 것을 잊어버렸다. 촉촉한 흙은 점차 마를 것이다. 하지만 흙이 말라도 당장 꽃나무가 시들어 버리진 않는다. 

흙 속에 남은 최대한의 수분과 영양을 공급받으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그리고 몇 일간 버티다 결국 말라 죽을 것이다. 피부도 마찬가지다. 피부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수분이 외부 열에 의해 소실되면, 처음에는 아무런 표면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피부 안에서는 영양분이 될만한 것을 최대한 뺏어서 외부로 가져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수분부족 증상 뿐 아니라 콜라겐과 엘라스틴 같은 피부탄력을 위한 부분까지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당연히 피부에 열을 가하면 노화가 촉진된다는 말이 성립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피부의 열을 낮추는 일은 피부를 동안으로 가꾸는 것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휘발됨으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 피부 쿨링감이 오히려 우리의 피부를 더욱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될 부분이다. 

휘발성으로 잘 알려진 소주도 화장솜에 묻혀 바르면 순간적으로 매우 시원한 쿨링감을 주지만 피부에 매우 자극적인 일시적 효과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아무것도 없다. 화장품이 화장품으로 있는 한 피부온도를 떨어뜨려 피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화장품은 아직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은주 대표 NiC화장품연구소 
 
프로필 : 열린사이버대학교 뷰티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연성대학교 출강, 국제미용대회 심사위원, 주요 기업 화장품 관련 자문, 인터뷰(KBS, SBS, CBS, YTN 등), 화장품 강의
저서 :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에센스 화장품학, 피부 미용사 실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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