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화장품 중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제품은 몇개나 될까?
최근 국내에서 판매 중인 유기농 화장품 수는 약 1,000개로 추정되며 이 중 지난 2010년 식약청이 발표한 '유기농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제품은 전체의 10%도 채 안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유기농산업연합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기농'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모두 취합해 조사한 결과 식약청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제품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쳤다"며 "이는 국내 가이드라인이 원료에서부터 공정 과정까지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기농 화장품으로 표시·광고하기 위해서는 최소 10% 유기농 원료를 포함해야 하고 사용되는 공정 및 첨가물은 식약청의 가이드라인에 적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화장품법 개정안에는 식약청장이 규정하는 정의에 맞는 제품만이 유기농 표시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국내 유기농 화장품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기 너무 어렵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 안전을 고려해 규정을 세부적으로 정한 건 좋지만 현재의 공정 및 첨가물 관련 가이드라인은 현실상 중소 제조업체가 감당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식약청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유기농 화장품 인증을 수여하고 있는 인증 전문업체 컨트롤유니온에 유기농 인증을 신청한 7개 브랜드 중 단 1개만이 이 가이드라인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컨트롤유니온 측은 "화장품을 만들 때 꼭 들어가는 인공 합성 원료가 있는데 식약청에서 허용하는 인공 합성 원료의 수가 워낙 제한적이다 보니 많은 제조업체들이 애로를 겪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 화장품 다수가 국내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 한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유기농 화장품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식약청 가이드라인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맞추기 힘들다"며 "지나치게 까다로운 가이드라인을 국내 업체에는 적용시키면서 수많은 해외 인증 제품들에 대해선 정부의 관리가 소홀한 감이 있다. 이는 국내 제조업체에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유기농 원료를 일부만 함유했음에도 제품 자체가 유기농 화장품인양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부 저급 제품의 범람을 막고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규정의 변경, 관리, 통제를 수행하는 조직의 수립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단속이나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소비자가 스스로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국내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저급 제품이라고 볼 순 없다는 것이다.
C 유기농 화장품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국내와 해외의 인증 기준이 다르다고 해서 해외 인증을 받은 제품을 저급 제품이라고 평가할 순 없다"며 "무조건적인 규제와 단속 보다는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과 동시에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단계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