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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화장품 주가 '널뛰기', 한한령 해제 기대감 반짝 상승, 하루만에 ‘급락’

중국 최대 여행사 한국 관광상품 판매 소식 화장품주 하루만에 10~30% ‘오르락 내리락’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중국 내 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에 화장품 관련주가 하루 새 급등락을 보이며 술렁였다. 중국 최대 여행사가 한국 관광상품을 판매한다고 발표하면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화장품, 여행 등 관련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주가 반등은 하루 만에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 중국 최대 여행사 한국 관광상품 판매 소식에 ”한한령 해제?“

 

‘한한령 해제’를 둘러싼 관련 주가의 급등락은 한국관광공사의 발표에서 비롯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일 중국 최대 여행사 트립닷컴그룹의 중국 브랜드인 씨트립(携程)과 공동으로 온라인 ‘슈퍼보스 라이브쇼’(Super BOSS Live Show)’를 통해 한국 관광상품 홍보에 나선다고 6월 30일 밝혔다.

 

‘슈퍼보스 라이브쇼’는 트립닷컴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량젠쟝(梁建章, James Liang) 회장이 진행하는 것으로, 해외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일 중국 현지시간 오후 8시부터 약 40분간 진행된 ‘슈퍼보스 라이브쇼’에서는 인터콘티넨탈, 쉐라톤, 신라호텔 등 국내 호텔과 에버랜드, 남이섬, 스키장 등 60여개의 여행상품이 중국 메신저인 ‘위챗’과 씨트립을 통해 라이브로 판매됐다.

 

한국 관광상품이 중국 전역으로 공식 판매되는 것은 2017년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THAAD)를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중국 내 한류를 금지시키는 한한령을 내린 이후 처음이다.

 

 

한국관광공사 진종화 중국팀장은 “이번 한국 특집 라이브쇼는 코로나19 이후 최초로 추진되는 한국 방문 상품 판촉마케팅이자 중국 최대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 여행사)와의 협력사업이라는 점에서 한중 관광교류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라며 “일상생활과 양국 교류가 정상화되는 시점을 전후해 한국 관광 활성화의 전환점이 되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판촉행사가 한한령 해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한령은 단체 여행객을 상대로 한 패키지 상품을 겨냥한 것이고 이번 행사는 자유여행객에게 호텔과 관광시설 등 단일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화장품 관련주 가격제한선 넘보며 ‘급등’

 

한국관광공사의 선긋기에도 지난달 30일 한한령이 공식적으로 해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장품과 엔터 등 관련주가 10~30% 급등하는 등 증권시장이 술렁였다. 이날 한때 잇츠한불의 주가가 15,600원으로 30.00%(3,600원)나 뛰어 올랐다.

 

코리아나의 주가는 5,090원으로 29.85%, 토니모리의 주가는 11,450원으로 28.51%나 올랐다. 또 코스메카코리아(11,950 +16.59%), 에이블씨엔씨(9,280 +14.29%), 클리오(19,650 +14.24%) 등도 20%대 상승세를 보였다. 화장품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도 각각 9.48%, 3.54% 올랐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9.48% 상승한 167,500원, LG생활건강은 3.5% 오른 134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잇츠한불(+30.00%), 한국화장품제조(+29.96%), 코리아나(+29.85%), 리더스코스메틱(+29.98%), 한국화장품(+29.82%), 토니모리(+28.51%) 등 일부 화장품 업체 주가는 가격제한선(30%)까지 치솟았다. 또 에프앤리퍼블릭(+16.11%), 에이블씨엔씨(+14.29%), 클리오(+14.24%) 등 대부분 화장품주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중국에 기대는 화장품 산업, 중화권 화장품 수출 ‘압도적’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이처럼 주가가 급등한 것은 화장품 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업체는 ‘K-뷰티 열풍’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경우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5%, 24%에 달한다.

 

주요 화장품 업체 지역별 매출 비중

 

 

해외 시장 가운데서도 중국 등 중화권 시장의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의 국가별 수출 실적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은 30억 6,015만달러(3조 5,685억원)로 2018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수출점유율은 46.9%에 달했다. 이어 홍콩(14.2%), 미국(8.1%), 일본(6.2%) 순으로 나타났다. 홍콩으로의 화장품 수출까지 포함하면 해외에서 팔리는 우리나라 화장품 10개 중 6개(61.1%)는 중화권에서 팔리는 셈이다.

 

화장품 기업들은 북미, 유럽, 동남아 등으로 수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 기대는 바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한한령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발이 묶인 것은 면세점과 엔터테인먼트, 여행뿐만 아니라 화장품 산업에도 직격탄이 됐다. 특히 지난 몇 년 간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과 따이공 등을 상대로 쏠쏠한 매출을 올렸던 원브랜숍과 면세점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출을 자제하게 되면서 내수시장도 얼어붙은 상황.

 

광군제와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행사인 ‘618 페스티벌’ 등 전자상거래로 중국 시장의 ‘단맛’을 본 만큼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증권 정혜진 연구원은 “618 행사에서의 브랜드별 판매 성과 확인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주요 채널인 면세시장의 회복 시점이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4월 1일부터 2주간 격리조치가 시행되며 사실상 일반 중국 인바운드는 0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감해 전방 면세 유통시장에는 따이공 수요만 남아있는 상황이라 한국 업체에게는 중국 현지 수요의 회복이 더욱 중요하며, 618 행사 기간의 브랜드별 수요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방한 중국인 수 추이

 

 

실제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난 1분기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객은 63만명 내외로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화장품 업계의 ‘잃어버린 봄 날’이 길어지는 와중에 한한령 해제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한한령 해제돼도 코로나19 검림돌” 화장품 주가 하루만에 '곤두박질'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솟구쳤던 화장품 주가는 하루만인 지난 1일 하락세로 전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한령 해제가 화장품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한령이 해제되더라도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같은 관광객 유입은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4월부터 모든 입국자가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고 있어 중국 관광객의 입국 시 자가격리를 피할 수 없으며 당장 항공편 운항도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정혜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Super BOSS Live Show’ 한국 특집은 약 6~12개월의 유효기간을 가진 상품을 사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품 구매객들의 방한 시점은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조치가 완화된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결국 예상 개별 관광객 규모와 방한 시점을 고려했을 때, 행사 결과 자체보다는 ‘중국 인바운드의 회복’ 시그널로 여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화장품 업종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이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조치 완화 시 개별 관광상품 판매는 양국 간 단체 관광상품의 판매 재개를 위한 초석 과정이라는 점에서는 일부 긍정적이다”면서도 “이러한 기대감이 실질적으로 개별 기업 실적 회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중국 담당 연구원도 “중국의 한국 관광 수요는 사스나 메르스 때도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였지만 과거 중국 관광객 회복 국면과 현 상황은 다르다”면서 “실제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조건이 필요한 만큼 여건상 단기간에 중국 여행객이 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주요 화장품 주가 현황 (7월 1일 기준 장마감)  

 

 

화장품 주가는 지난 1일 일제히 내렸다. 한한령 해제 소문에 한루 반짝 급등하다 곧바로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2.99% 하락한 162,500원, LG생활건강은 1.49% 내린 132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가격제한선까지 주가가 급등했던 잇츠한불은 16.35% 하락한 13,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화장품제조(-4.93%), 코리아나(-12.77%), 리더스코스메틱(-13.89%), 한국화장품(-13.18%), 토니모리(-15.02%) 등도 주가가 급락했다. 또 에프앤리퍼블릭(-9.73%), 클리오(-8.65%), 에이블씨엔씨(-8.62%), 제이준코스메틱(-8.30%), 코스메카코리아(-7.53%), 코스맥스(-3.27%), 한국콜마(-3.17%) 등 대부분 화장품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한령 해제 움직임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추세적인 현상으로 해석한다”면서도 “화장품 업종은 기본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주가가 함께 상승할 수 있는 업종이다. 한한령 해제로 단체 관광상품이 재개되더라도 당장 코로나19로 인한 여행객 감소 영향이 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실질적인 수혜는 크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한한령 해제로 인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단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특히 한한령이 해제되더라도 브랜드에 대한 기본적인 소비자 수요가 유지되는 브랜드들만이 그 수혜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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