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글로벌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회사 코스맥스가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라보라토리’를 신설했다. 아직은 작은 규모의 화장품 제조사인데다 ‘실험실’이라는 의미를 담은 업체명으로 인해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또 코스맥스그룹 이경수 회장의 장남 이병만 대표가 주력 계열사인 코스맥스에 이어 코스맥스라보라토리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를 경영승계와 연결짓는 시선도 존재한다.

# 코스맥스, 올해 신규 자회사 코스맥스라보라토리 편입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올해 3분기 ‘코스맥스라보라토리(Labaratory)’를 신설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설립 당시 코스맥스가 1,000만원을 출자했으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화장품 제조업이며 올해 3분기 말 기준 총 자산은 8,400여 만원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코스맥스 타법인출자 현황 (기준일 2020년 9월 30일, 단위 : 백만원, 주, %)

식약처에 따르면, 코스맥스라보라토리는 11월 18일 화장품 제조업 허가를 받았으며 공장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제약공단2길 34-29 501동 1층(일부)이다. 이곳은 코스맥스아이큐어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주변에는 코스맥스와 코스맥스 2, 3공장도 자리해 있다.

코스맥스 종속기업 요약재무 현황

코스맥스라보라토리의 주요 사업은 화장품 제조업이지만 연구개발(R&D)에 주력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맥스라보라토리의 업체명에 포함된 ‘라보라토리(Laboratory)’가 ‘실험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코스맥스와 코스맥스의 국내 자회사인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 코스맥스아이큐어가 이미 화장품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점도 코스맥스라보라토리가 화장품 제조보다는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제품을 개발하는 R&D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사업다각화를 위한 R&D 역량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기도 하다. 코스맥스는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화장품 시장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3분기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3,210억 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139억 원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로 손 소독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화장품 사업의 손실을 만회한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손소독제 관련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반기처럼 눈에 띄는 실적 상승을 이루지 못했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에서의 위기를 위생용품으로 돌파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맥스라보라토리가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 마스크팩 생산기업 코스맥스아이큐어와 같이 특화된 분야의 화장품 제조를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이병만 대표, 코스맥스라보라토리 맡으며 그룹 내 영향력 확대

코스맥스라보라토리는 이병만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회사 설립과 자회사 편입을 경영승계와 연결짓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이 올해부터 2세 경영을 본격화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부추긴다. 코스맥스그룹은 이경수 회장이 정점에 선 가운데 장남 이병만 대표와 차남 이병주 대표가 각각 계열사를 맡고 있다.

코스맥스그룹 임원 겸직 현황

이병만 대표는 올해 초 핵심 계열사인 코스맥스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이외에도 신설된 코스맥스라보라토리를 비롯해 코스맥스이스트, 코스맥스아이큐어도 담당하고 있다. 차남 이병주 대표도 올해 초 코스맥스비티아이의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미국 화장품 제조사 누월드(NU-WORLD), 코스맥스USA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까지 2세 경영에서는 이병만 대표가 앞서 있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병만 대표가 맡고 있는 코스맥스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데다 코스맥스라보라토리까지 맡게 되면서 임원 겸직 계열사가 4곳으로 늘어나는 등 그룹 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