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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차이나 코스메틱 리포트 (11)] 중국 화장품 시즌 프로모션 스타트 '38 여왕절(女王节)' 높은 '열기'

2월말 예비주문 시작 리자치(李佳琦)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 7,200만명 시청 5,519억 매출 달성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함서영] 중국 대륙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코스인은 본사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함서영 중국 나비쿠(상해)화장품유한공사(娜碧酷(上海)化妆品有限公司) 대표의 '차이나 코스메틱 리포트'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번 연재 시리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현황과 이슈를 중국 화장품 현장에서 생생하게 보고, 느낀 점을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공유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한 것으로 실제 중국 시장 진출에 긴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반드시 타고 넘어 가야할 만리장성을 극복하는 지혜를 얻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중국 화장품 시장의 시즌 프로모션이 드디어 시작됐다. 3. 8 여왕절(女王节)은 하반기 다른 프로모션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2022년 첫 판매전쟁이기 때문에 유통가에서는 의미를 두고 있다.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낼 핫이슈의 주인공은 누가될 지 기대가 된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대체로 ‘제품의 가치’가 ‘브랜드의 가치’보다 높은 편에 속한다. 수많은 제품이 모이는 시장이기에 제품 홍수 속에서 브랜드를 강조하려면 많은 마케팅 비용이 소요되고 소비자에게 인지되는 전달 속도가 느리기에 특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시작되고 있는 클린뷰티 역시 임팩트 있는 제품이 핫이슈가 되고 있다. 브랜드 육성이 그물로 고기를 잡는 것이라면 특화된 제품을 강조하는 것은 낚시대를 드리우는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그물을 던지기 보다 현란하고 독특한 미끼로 마음을 낚아채야 한다.

 

최근 중국의 화장품 관련 벌금과 행정처분은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엄격해지고 있다. 바이어의 일이라고 분리된 생각을 갖기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바이어는 바뀔 수 있지만 제품의 주인은 브랜드사이고 논란의 중심이 되어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 2022년 첫 쇼핑페스티벌 3.8여왕절(女王节)

 

중국에서는 3월 8일 여성의 날(妇女节)을 여왕절(女王节)로 부르는데 여성들에게 꽃과 선물을 주고 외식을 하며 기념한다. 판매 플랫폼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쇼핑 페스티벌로 만들었고 첫 화장품 판매 전쟁은 2월말 예비주문으로부터 시작됐다. 2월 27일 저녁 첫 포문을 연 사람은 명불허전 리자치(李佳琦)로 리자치의 타오바오 쯔보(라이브 방송)는 7,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으며 7시간 22분 동안 28억 2,500만 위안(한화 약 5,519억 원)의 매출이 이루어졌다.

 

글로벌 명품 브랜 드를 비롯해 총 279개 브랜드를 판촉했으며 2021년 웨이야(薇娅)와 공동으로 이루어낸 매출보다 7억 9천만 위안(한화 약 1,500억 원)이나 초과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할인보다 증정 프로모션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1+1의 증정이니 결국 50% 할인율과 마찬가지이다. 이런 엄청난 프로모션을 끌어오는 리자치의 쯔보(라이브방송)는 상술로 보이기 보다 소비자가 기다리며 시청하는 즐거운 쇼핑의 경험이 됐다. 2021년 12월 웨이야의 탈세로 인한 퇴출로 이제 리자치는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다.

 

그림1 3. 8 여왕절 리자치 쯔보

 

 

징둥 플랫폼은 디지털휴먼으로 불리는 AI앵커 샤오메이(小美, xiǎoměi)를 등장시키며 여왕절의 첫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키엘, 로레알, 입생로랑 등 20개 브랜드를 판촉했는데 가상인물이기 때문에 24시간 라이브 방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각 브랜드의 지원을 받아 실제 사람의 목소리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전문적인 뷰티지식을 전달해 시청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림2 징동 디지털휴먼 샤오메이

 

 

# 중국 화장품 시장 클린뷰티 & 지속가능성

 

CASE1. 라 부쉬 루즈(La Bouche Rouge)

 

프랑스의 색조 브랜드 ‘라 부쉬 루즈’는 해외역직구로 구매를 해야함에도 중국 M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제품라인을 갖고 있는 ‘라 부쉬 루즈’의 어떤 점이 중국 MZ세대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매년 버려지는 10억 개의 립스틱이 지구환경을 오염 시키고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는 것에 심각성을 느낀 ‘라 부쉬 루즈’는 환경철학을 담아 지속가능한 리필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했다. 천연 식물성 성분을 사용하고 가능한 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하며 리필 가능한 립스틱과 메탈 케이스의 아이섀도우와 파우더, 유리병 마스카라 등 벌크 제품처럼 보이는 간단한 사양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주로 사용했다.

 

그림3 라 부쉬 루즈 립스틱

 

 

여기에 그쳤다면 아마도 팬덤을 형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벌크 제품처럼 치장을 하지 않은 내용물이 허름한 것이 아니고 진실의 가치가 될 수 있도록 외관은 지속가능한 송아지 가죽 커버로 고급스럽게 보이는 디자인을 선택했는데 이 송아지 가죽커버는 에르메스의 가죽제품과 동일한 공장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내용물과 기본 용기는 지구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심플하게, 외관은 고급스럽고 엣지있게, 바로 환경문제에 민감하고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Z세대의 입맛에 딱 맞는 제품이 된 것이다.

 

Oteou International Consulting Company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체 플랫폼에서 총 939.6억 위안(한화약 18조 원)의 색조 화장품이 판매되어 2020년에 비해 9.7% 증가했고 소매량은 18.9억 개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확대되는 중국 색조화장품 시장에서 환경철학을 담은 클린뷰티 ‘라 부쉬 루즈’의 지속가능 리필 립스틱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4 라 부쉬 루즈 유리병 마스카라

 

 

CASE 2. 이예즈(一 叶 子, One Leaf)


이예즈는 2016년 이후 중국에서 마스크팩 1위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브랜드다. 중국의 화장품 로드 샵이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마스크팩을 검색하면 식물의 잎이 디자인되어 있는 마스크팩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마스크팩 중심 브랜드인 이예즈가 최근 클린뷰티 기능성 스킨케어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선언하며 미니멀 스킨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캐치플레이즈는 ‘하나의 잎, 만 그루의 나무, 숲을 만들고 지구를 보호하세요’ 중국 로컬 브랜드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클린 뷰티를 선보인다.

 

그림5 이예즈 마스크팩

 

 

그 첫번째 제품으로 리페어 에센스 스몰박스를 출시했는데 식물성분에 대한 노하우를 적용해 마스크 착용으로 붉게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키고 피부장벽을 보호하는 순수 천연성분을 최소한의 종류로 처방했다. 고농축 올리브 추출물 20%, 판테놀 1% 함유를 강조한다. 인공눈물처럼 1회분씩 포장된 이것은 중국 화장품 최초로 일회용 포장을 사용한 올리브 에센스가 됐다.

 

일회용 포장으로 위생적이고 원재료의 활성을 높여준다는 설명인데 실제 사용후기들을 보면 끈적이지 않는 사용감으로 만족도가 높고 휴대가 간편하다는 것에 점수를 많이 주고 있다. 외출 시, 여행 시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스킨케어를 할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다. 성분도 최소한의 종류로 미니멀 집중, 포장도 1회용 미니멀, 그야말로 미니멀 스킨케어다.

 

그림6 이예즈 리페어에센스 스몰박스

 

 

제품 포장재도 클린뷰티 제품에 어울릴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 포장재를 사용해 분해가 가능하며 제품 표시 사항을 적은 라벨도 FSC 인증 종이에 친환경 잉크 인쇄공법을 적용했다.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산림관리협회)은 산림경영자가 산림을 관리하거나 경영할 경우 경영자가 산림인증 기준과 지표에 따라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실행하는지 환경적, 경제적, 사회 적인 면에서 공익적인 책임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평가와 감시하는 산림감리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10가지 원칙을 세워 지속가능한 산림에 인증마크를 부여한다.

 

CASE 3. 그리프 앤 아이비로즈(Gryph & IvyRose)


미국의 클린뷰티 어린이 퍼스널케어 브랜드로 슈퍼 모델 카롤리나 쿠르코바(Karolina Kurkova)가 설립했다. 합성향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식물 성분을 사용한 것으로 클린뷰티를 추구하는 부모들의 환영을 받고 있으며 안심성분을 추구하는 민감한 어른들도 애용한다.

 

내용물을 담고 있는 용기는 100%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해 환경보호에 연대가 강한 젊은 엄마들의 끈끈한 지지를 받는다. 라벨 디자인만 봐도 친환경 느낌이 전해지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그림으로 애착을 갖게 한다.

 

그림7 그리프 앤 아이비로즈 어린이 제품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클린뷰티 어린이 퍼스널케어 브랜드로 떠오르는 로컬 제품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파라벤’, ‘스테로이드’ 등 무해한 성분을 사용 하지 않는 클린뷰티 어린이용 퍼스널케어에 대한 욕구가 많다는 리서치 결과를 볼 때 중국 클린뷰티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 선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는 ‘안전’, ‘자연적’, ‘유기농’, ‘식물성’, ‘순한 처방’이며 그 중에서도 ‘천연안전성분’ 대한 관심도는 48%를 넘어선다(출처 : JD.com, JC2M, Johnson & Johnson 공동연구 ‘어린이용품 산업 백서’). 성인용 제품을 구매할 때의 고려 요소인 가성비는 어린이용 제품을 구매할 때 선택 요소에서 맨 후순위로 밀린다. 부모들은 ‘합리적인’ 소비자가 아니어서 고품질의 안전한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은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

 

그림8 그리프 앤 아이비로즈의 100% 재생용기

 

 

CASE 4. 공감각 스킨케어 모어(MOR)


호주 럭셔리 바디케어 브랜드 모어가 클린뷰티 스킨 케어를 호주와 중국에 동시 런칭했다. 콘셉트는 공감각 스킨케어이다. 공감각이란 어떤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일으키는 것으로 예를 들어 어떤 소리를 들으면 향기나 색이 떠오르는 경우이다.

 

공감각 스킨케어 모어는 활력과 긍정적인 감정을 제품에 담아 피부와 대화를 나누게 하고 소비자들이 멜버른의 생생한 컬러와 향기를 스킨케어에서 느끼도록 하며 호주의 식물추출물을 주요 성분으로 천연식물의 에너지를 모은 몰입형 스킨케어로 연약한 피부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서 피부와 몸과 마음이 최고의 건강을 갖게 되는 새로운 클린뷰티를 지향한다. 피부결, 스킨케어에 한정한 것이 아닌 몸과 마음을 다스린다는 지향점을 보면 마치 클린뷰티 제품을 통해 명상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림9 모어 스킨케어

 

 

# 개발용 샘플 요청과 디자인 시안 주의


중국 바이어들에게 20개에서 50개 정도 신제품 개발용 샘플과 디자인 시안을 요청받는 경우가 있다. 테스트 마케팅을 해본다는 것인데 중국의 행정당국은 이를 ‘존재하지 않는 화장품(不存在)’으로 규정하고 벌금을 부과한다.

 

중국 화장품업계에서는 정식 런칭 전에 광고와 전시회 참가 등 예열마케팅(预热宣传)으로 선주문을 받는 경우가 있었는데 2021년 화장품법 개정과 더불어 허위 광고를 엄격하게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금지사항이 됐다. 지난해 9월 적발된 F브랜드는 ‘존재하지 않는 화장품의 허위광고를 게시했다’는 이유로 최근 20만 위안(한화 약 3,900만 원)의 벌금 행정처분을 받았다.

 

물론 바이어가 벌금을 납부하겠지만 불법 제품으로 오르내린다면 수입 인허가와 시장의 반응이 싸늘해질수 있으니 개발용 샘플의 수량을 많이 요청받는다면 주의하는 것이 좋다. 허위광고에 대한 행정처벌은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효능’과 ‘의료용어’의 불법사용이 행정처벌의 74%를 차지한다는 통계(출처 : Beijing Guoshuang Law Firm)도 있으니 제품설명이나 광고 문안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함서영 중국 나비쿠(상해)화장품 유한공사(娜碧酷(上海)化妆品有限公司) 대표

 

나비끄(주) 대표이사, 아이큐어(주) 화장품사업본부 본부장 상무를 지냈다. 네슈라, 셀랩, 김정문알로에, 한국화장품에 근무하면서 화장품 상품개발과 마케팅 분야에서 35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대전대학교 등 화장품 관련 학과의 강의도 하고 있으며 코스인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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