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LG생활건강이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The Creme Shop)’의 잔여 지분을 인수해 3년 만에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창업자 측과의 법적 분쟁에서 국제상업회의소(ICC)로부터 콜옵션 행사 유효 판결을 받아내며 지분 100%를 확보해 북미 시장 공략에 다시 한번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더크렘샵의 잔여지분 취득가액과 관련해 국제상업회의소(ICC)로부터 콜옵션 행사가 유효함을 확인받았다고 29일 공시했다.
더크렘샵은 재미교포인 김선나씨가 2012년 설립한 기업으로 미국 MZ세대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현지 감성을 적절히 배합해 ‘K-뷰티와 현지 감성의 조화’를 이뤄낸 브랜드다.
LG생활건강은 2022년 4월 더크렘샵 지분 65%를 약 1억 2,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한화 1,485억 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계약에는 김선나씨와 김인실씨가 보유한 잔여지분 35%에 대한 풋옵션(매도청구권)과 콜옵션(조기상환권)이 포함됐다.
LG생활건강 더크렘샵 잔여지분 관련 ‘소송등의 판결, 결정’ 공시 (2025년 5월 29일)
LG생활건강은 2023년 11월 콜옵션을 행사하며 기존 주주인 김선나, 김인실씨에게 지분 35%를 6,680만 달러(약 919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김씨 측은 이를 거부하고 지난해 8월 풋옵션 행사 유효 확인을 ICC에 제소하며 지분 가격으로 1억 3,000만 달러(약 1,787억 원)를 요구했다.
ICC 중재판정부는 28일 LG생활건강의 콜옵션 행사가 계약상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반면 김씨 측의 풋옵션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효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은 콜옵션 가격인 6,680만 달러에 잔여 지분을 인수해 총 100%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LG생활건강은 이번 결정으로 기존에 기타금융부채로 반영했던 지분 매입 추정액 1,446억 원을 919억 원으로 정상화하고 잔여지분 35%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콜옵션 행사가액으로 잔여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더크렘샵의 잔여지분 인수 금액을 둘러싼 갈등은 더크렘샵이 LG생활건강에 인수된 후 북미 실적 개선을 이끄는 효자 계열사로 떠오른 상황과 연결돼 있다.
LG생활건강이 인수하기 전인 2021년 470억 원 수준이던 더크렘샵의 매출은 인수 이듬해인 2022년 699억 원, 2023년 1,365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은 1,240억 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당기순이익은 276억 원을 기록해 꾸준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북미 대부분의 사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LG생활건강 입장에서 더크렘샵은 사실상 유일한 실적 견인차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북미 지역 매출은 5,6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고 매출 비중도 8.3%로 축소됐다. 2019년 인수한 ‘에이본’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북미법인 LG H&H USA는 지난해 67억 원의 순이익으로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인수한 보인카(Boinca) 역시 지난해 순이익이 7억 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은 더크렘샵 완전 인수를 계기로 북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북미법인 유상증자에 1,860억 원을 투입해 운영자금을 마련했고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ㅘ 오프라인 채널 확대 전략도 추진 중이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미주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 대한 리밸런싱(재구조화)을 가속화하겠다”면서 “비유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비핵심 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효율화로 사업 구조를 더 탄탄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MZ, 알파세대 중심의 뷰티 브랜드에 대한 추가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더크렘샵의 리스크 해소와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를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의 리밸런싱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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