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LG생활건강이 연구개발(R&D) 투자를 2년 연속 1,600억 원대 수준으로 유지하며 R&D 투자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2월 이정애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프리미엄 브랜드 혁신’에 방점을 찍은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자료인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생활건강은 2020년 1,603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4%였다. 2021년에는 전체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전년 대비 줄어든 1,566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하면서 비중이 1.94%로 소폭(-0.11%) 감소했다.
2022년 연구개발비는 1,535억 원으로 줄어들었지만 매출액 감소 폭이 컸던 만큼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14%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연구개발 투자는 1,657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본격적인 R&D 확대에 나섰다. 전체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44%로 늘어났다. 2024년에도 연구개발에 1,604억 원을 투자했으나 매출 대비 비중은 2.35%로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 증가율에 비해 연구개발비 증가 속도가 둔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LG생활건강의 2024년 매출은 6조 8,119억 원으로 전년 6조 8,048억 원 대비 증가했지만 연구개발비 집행 규모는 같은 기간 1,657억 원에서 1,604억 원으로 3.19% 감소했다.
LG생활건강 최근 5년 연구개발비 추이
LG생활건강이 매출 규모를 2022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2년 연속 연구개발 투자를 1,600억 원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정애 대표의 취임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이정애 대표는 2022년 12월 취임 이후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 도약을 향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그 일환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의 리뉴얼에 집중하며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왔다.
이 대표는 2023년 신년사에서 LG생활건강 사업의 본질인 브랜드와 제품에 집중하고 “시장과 고객의 큰 흐름에 부합하는지 향후 5년이나 10년 후에도 고객들이 계속 찾는 브랜드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의견을 듣고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에는 LG생활건강의 대반전을 위한 중점 추진 사항으로 ’더후’ 등 주요 브랜드의 글로벌 뷰티시장 공략 확대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더후 브랜드의 리빌딩을 지속하고 차별화된 효능가치, 감성가치, 경험가치를 확대해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더 강화하면서 가치 있고 풍성한 컨텐츠로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세대’ 등 주요 제품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얻으며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더후’는 2003년 2월 출시된 이후 22년 2개월 만인 올해 3월 말 기준 누적 순매출 20조 1,00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도 R&D 중심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연구개발 전문가 강내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연구개발 조직에 힘을 실었다.
강 전무는 2015년 입사 이후 LG생활건강 Research and innovation연구소에서 주요 제품 개발을 이끌어 왔으며 이번 인사는 연구개발을 핵심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정애 대표도 올해 신년사에서 상품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제품 출시까지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 혁신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걸맞은 상품을 기획하고 R&D 프로세스를 혁신하겠다”며,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및 기술 트렌드를 분석하는 체계를 활용해 기민하게 제품화할 수 있는 R&D 패스트트랙(Fast-track)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상품 풀(Pool)을 확대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해 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빠르고 유연하게 보완하겠다”며, “R&D 프로세스 혁신과 외부 협업 강화로 글로벌 경쟁사보다는 더 빠르고 인디 브랜드보다는 신뢰도 높은 최고의 품질 역량을 보유한 회사로 고객에게 인정 받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행보는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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