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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글로벌 클린뷰티와 K-클린뷰티,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필요한가?

김기현 슬록(주) 대표이사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이제 클린뷰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디폴트가 됐다. 처음엔 피부에 자극이 없는 ‘안전한 성분’을 뜻했지만 지금은 지속 가능한 포장재와 원료, 윤리적인 공급망,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이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각자의 철학과 전략에 따라 독자적인 클린뷰티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세포라, 컬트 뷰티, 울타, 크레도뷰티 등은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라는 멋진 생태계를 완성해 가고 있다.

 

# 글로벌 유통채널의 클린뷰티 기준, 무엇이 다른가?

 

세포라(Sephora)는 ‘Clean + Planet Aware’라는 라벨을 부여해 유해 성분 배제는 물론 지속 가능한 원료와 패키지 등 환경에 대한 고려를 요구한다. 컬트뷰티(Cult Beauty)는 ‘Cult Conscious’ 카테고리를 운영하며 입점 브랜드들이 피부에 무해한 클린 성분과 함께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한다. 또 윤리적 기준을 따르는지 125개 항목에 대해 검증 후 구매 화면에서 소비자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울타(Ulta)는 ‘Conscious Beauty at Ulta’를 통해 클린 성분, 동물실험 반대, 비건, 지속가능한 패키지, 기부 등의 기준을 적용한다. 크레도뷰티(Credo Beauty)는 무려 2,700여 개 배합금지 성분을 규정한 ‘더 더티 리스트(The DirtyList™)’를 운영하며 윤리적 조달과 지속 가능한 패키지까지 클린뷰티 기준에 포함시킨다.

 

그림1 Credo Beauty ‘Clean Standard

 

 

이들 유통채널들은 공통적으로 ‘클린성분(Clean Ingredient)’을 출발점으로 삼고 여기에 ‘지속 가능성’이라는 방향성을 더해 브랜드를 평가한다. 이 가운데 가장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항목은 지속 가능한 패키지이다.

 

구체적으로는 생산 전단계(예: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생산 단계(예: 재활용, 재사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 전환), 사용 후 폐기 단계(예: 리필, 재활용, 생분해 가능 여부) 등 전 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고려한다.

 

울타(Ulta)는 제품 패키지의 50% 이상(무게 기준)이 재활용 가능, 리필 가능, 바이오 기반 혹은 재활용 소재여야 ‘클린뷰티’라는 정량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플라스틱 협약과 에코디자인규정 등 글로벌 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면 다른 유통채널들도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에는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이러한 기준과 검증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해 졌다. 클린성분과 지속가능성과 함께 이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하는지가 클린뷰티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림2 Youth to the People 포장재 경량화 리필팩

 

 

그렇다면 이러한 글로벌 클린뷰티 기준에 부합하는 브랜드들은 어떤 모습일까? 세포라 입점 브랜드인 Youth to the People은 청정 성분을 바탕으로 리필 가능한 패키지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을 강화했다. 크레도뷰티의 RMS Beauty는 유기농 원료와 투명한 공급망을 강조하며 브랜드의 전반적 윤리성을 소구하는 마케팅을 펼친다.

 

컬트뷰티에서 주목받는 The Ordinary는 합리적인 가격과 성분 투명성으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또 간결한 패키징과 다양한 용량 구성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제안한다. 울타에 입점한 TULA는 유산균 발효 성분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자연주의 기반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클린성분을 넘어서 브랜드 전반의 철학, 내용물, 패키지, 유통, 마케팅 등 제품 생애 전주기에 걸쳐 지속 가능한 가치를 일관되게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3 RMS Beauty PCR 용기와 리필 가능한 용기

 

 

# K-클린뷰티, 지금 필요한 건 ‘표준’이다

 

국내 클린뷰티는 ‘표준 부재’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일부 리딩 브랜드를 제외하면 글로벌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EWG 그린등급, 비건 인증, FSC, 소이 잉크, PCR 등 최근 유행하는 환경 관련 키워드들을 조미료로 소량 가미한 느낌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이 제품이 정말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가?’라는 깊이 있는 질문에 각자의 기준으로 응답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는 혼란스럽고 브랜드는 신뢰를 얻기가 쉽지 않다. K-클린뷰티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글로벌 기준에 조화를 이루는 ‘국내 표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확보

 

세포라, 컬트뷰티, 울타, 크레도뷰티 등 글로벌 유통채널은 각자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입점이 어렵다. 연 10% 이상 고성장하는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을 잡기 위해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2. 소비자 혼란 해소

 

화장품 소비자 대상 자체 설문조사 결과, 가치소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그린워싱으로 인한 판단의 어려움(20.3%)’이었다. 지금처럼 브랜드마다 자의적인 기준으로 클린뷰티를 내세우는 상황에서는 피로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소비자의 편안한 제품 선택을 위해 명확한 정의와 기준이 필요하다.

 

3. 유해 성분 논란에 대한 과학적 기준 필요

 

전 성분표 확인만으로 유해성분이 실제 안 들어갔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또 유해한가 아닌가는 배합량과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 없이 무첨가 마케팅이 이어지면 ‘클린’이라는 뿌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정량적 기준과 함께 과학적 시험과 분석이 병행돼야 한다.

 

4. 공신력 있는 인증, 검증으로 신뢰 확보

 

화장품 소비자 대상 자체 조사결과, 상당수의 응답자들이 ‘글로벌 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한국형 클린뷰티 기준이 필요하다’(93%), ’지속 가능한 뷰티에 대한 공신력 있는 인증과 검증이 필요하다’(95%)라고 답했다.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기준을 통해 소비자는 브랜드가 주장하는 내용을 보다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이런 기준은 단기적인 마케팅 효과를 넘어 브랜드와 K-클린뷰티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림4 불용자원 업사이클링 K-클린뷰티 브랜드 ‘기분좋음’

 


# 새로운 시도, ‘불용자원’을 업사이클링한 K-클린뷰티 브랜드 ‘기분좋음’

 

슬록(주)에서 최근 매우 의미 있는 브랜드를 검증했다. 리본코리아는 화장품 제조업체 등에서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지만 버려지는 불용 원부자재를 업사이클링해 제품을 만든다. 리본코리아는 ‘기분좋음’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불용 용기와 펌프, 향료를 사용해 ‘기분좋음 리미티드 에디션 핸드워시’를 론칭했다.

 

불용 용기와 펌프를 사용한 용기 타입 제품 2종과 함께 리필용 파우치 제품도 선보였다. 리필 파우치에 사용한 잉크는 버려지는 다양한 색상의 잉크를 모두 섞어서 한가지 색상으로 만든 후 1도 인쇄를 했다.

 

쉬쉬하지만 제품이 소비자에게 도달되기도 전에 업스트림 단계에서 화장품업계가 버리는 불용 자원이 연간 4,400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분좋음’은 사용이 가능한 멀쩡한 불용 재고를 사용해 버려질 뻔한 자원의 폐기를 막는 한편, 새롭게 원부자재를 생산하지 않음에 따라 탄소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로 인한 탄소 발생량 감축 효과를 정량화해 보니 핸드워시 1개에 잣나무 1.6~1.7그루를 심는 효과가 발생했다.

 

표1 '기분좋음 리미티드 에디션 핸드워시' 제품당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

 

 

제조사는 골칫거리인 불용 자원을 처리하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가치 있는 제품을 경험하며 환경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는 기분 좋은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K-클린뷰티도 이제 2.0기준에서의 다양한 혁신이 필요한 시기다.

 

K-클린뷰티, 새로운 기준으로 준비할 때 2025년 하반기 제정이 예상되는 글로벌 클린화장품 단체표준은 국내 브랜드에게 클린뷰티의 현실적 기준이 될 것이다. 또 방향을 못 잡고 출발선에서 서성이던 K-클린뷰티 산업에 좋은 길이 돼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현 슬록(주) 대표이사

 

클린뷰티 지속가능성 검증서비스&플랫폼 'K-서스테이너블' 운영

글로벌 클린화장품 단체 표준 기술위원 
ISO ESG 심사원

* 공저 ‘광고를 알아야 크게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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