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최근 몇 년간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폐업률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자본과 기술 없이도 창업이 가능한 환경은 누구에게나 기회지만, 동시에 수많은 경쟁자와의 생존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치열한 시장에서 브랜드가 어떤‘가치’를 중심에 두고 출발하느냐는 생존과 직결된다. 화장품 창업자들이 주목해야 할 키워드인 ‘클린뷰티’를 중심으로, 화장품 창업시장의 현실과 기회를 짚어본다. #화장품 창업, 쉬우나 어려운 길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뷰티 강국이다. 2024년 화장품 생산액은 17조5,426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에 달하며 세계 화장품 수출 시장에서 독일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그만큼 국내외 시장 모두에서 기회의 문이 넓어졌다. 새 정부는 K-뷰티 산업을 ‘K-콘텐츠’로 분류하고, 관련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판로 확대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기대가 크다. 하지만 숫자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현실이 보인다. 국내 책임판매업체 수는 2019년 1만 5707개 → 2024년 27,932개로 5년 사이 거의 두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박근형]화장품 업계 종사자라면 이미 익숙할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시행은 아직 몇 년 남았지만, 업계의 관심은 벌써 뜨겁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닌, K-뷰티의 글로벌 신뢰도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토대이기 때문이다. 해당 제도는 2025년부터 유예기간을 거쳐 점진적으로 도입되며, 2028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궁극적으로 2031년에 국내에서 제조되거나 수입되는 모든 화장품에 전면 적용될 예정이다. 왜 지금, 이 제도가 필요한가?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은 안전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미 EU는 2013년부터, 미국은 2023년 MoCRA 시행을 통해, 그리고 중국은 2025년부터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를 강화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지 않으면 수출 차질이나 제품 리콜 등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화장품의 주요 수출 대상국 10곳 중 7곳이 이미 안전성 평가를 법적 의무로 시행하고 있다. K-뷰티가 단순한 ‘트렌드’에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제품의 신뢰성과 과학적 근거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제도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정종윤] 필자가 연구개발현장에서의 실험과 실패를 반복하며 산업과 기술의 최전선에 몸담은 지도 어느덧 17년이 흘렀다. 수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했지만이번처럼 인간적인 감동과 지적 영감이 동시에 폭발한 적은 없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지속가능성과 생명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 전환점이자필자의 커리어를 다시 정의하게 만든 특별한 여정이었다. 2024년한국 화장품 수출이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필자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이 외형적 성장의 이면에는 어떤 진정한 차별성이 존재할까?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지녀야 할 경쟁력의 본질은 무엇이어야 할까? K-뷰티의 지속 가능한 미래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과학 기반의 기술력과 글로벌 협업에서시작된다. 이번칼럼에서는 태국 난(Nan) 지역의 카카오버터를 기반으로 진행된 한국-태국 간협력 프로젝트를 중심으로지속가능한 천연소재의 과학적 가치와 산업적 파급효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 태국 북부 난(Nan) 지역,고기능성 원료새로운 기원지 태국 북부 난(Nan) 지역은 카카오 재배에 있어 자연이 선사한 완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임재욱] 2025년 12월 30일유럽연합(EU)의 새로운 환경 규제인 'EU 산림 파괴 방지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가 전면 시행된다. 이 규제는 단지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유럽이라는 시장이 기업에게 던지는 철학적 질문이다. “당신의 제품은 숲을 기억하고 있는가?” # EUDR, 규제 이상의 문명적 선언 EUDR은 팜유, 대두, 커피, 목재, 고무, 코코아, 가축 등 7개 주요 원자재와관련 제품이 유럽 시장에 진입하기 전산림 파괴로부터 자유롭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공급망 내 원료의 GPS 좌표, 해당 국가의 법률 준수 여부, 그리고 산림 파괴 가능성에 대한 위험성 평가와완화 조치 계획까지 포함한 사전 실사(Due Diligence)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규제의 핵심은 간단하다. “이 원료는 어디서 왔는가?” “그 숲은 지켜졌는가?” “그 정보를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는가?” EUDR은 단지 원산지 표기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이는 유럽 소비자와 시장이 숲과 생태계를 고려하는 제품만이 정당성을 가진다고 판단하고 있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이제 클린뷰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디폴트가 됐다. 처음엔 피부에 자극이 없는 ‘안전한 성분’을 뜻했지만 지금은 지속 가능한 포장재와 원료, 윤리적인 공급망,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이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각자의 철학과 전략에 따라 독자적인 클린뷰티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세포라, 컬트 뷰티, 울타, 크레도뷰티 등은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라는 멋진 생태계를 완성해 가고 있다. # 글로벌 유통채널의 클린뷰티 기준, 무엇이 다른가? 세포라(Sephora)는 ‘Clean + Planet Aware’라는 라벨을 부여해 유해 성분 배제는 물론 지속 가능한 원료와 패키지 등 환경에 대한 고려를 요구한다. 컬트뷰티(Cult Beauty)는 ‘Cult Conscious’ 카테고리를 운영하며 입점 브랜드들이 피부에 무해한 클린 성분과 함께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한다. 또윤리적 기준을 따르는지 125개 항목에 대해 검증 후 구매 화면에서 소비자에게 정보를 공개하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영욱] 세계에 관세 폭탄을 던지던 트럼프는 취임 100일을 맞아 “관세가 작동하면 소득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대규모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지만 미국은 주가 폭락, 달러 가치 폭락, 물가 급등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경제 대통령’을 기대하며 표를 몰아준 미국 제조업 중심지, 이른바 ‘러스트 벨트’에서는자동차 관세 직격탄을 맞아 해고 근로자가 크게 늘고 있다. 농축산물 농가들은 중국의 보복관세 탓에 대두, 돼지고기 수출 주문이 50~70%나 줄어 아우성이다. 일반 국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ABC,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39%로1945년 이후 취임 100일 대통령 지지율로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 신뢰도가 떨어져 투자자들이 미 국채 투자를 기피하고 달러 가치는 연일 급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2.7%에서 1.8%로 내렸다. “미국 경제 역사상 가장 큰 자해극”(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란 비판이 많지만트럼프는 “미국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고 한다. 지난 100일의 충격과 혼돈이 임기…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지금 우리는 ESG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해 미국 공화당은 ESG 투자 결정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며 각 주별로 ESG에 대한 반대 정책을 추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안티 ESG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트럼프는 재집권과 함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석유, 가스 생산 확대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반기후정책’을 선언하며 ESG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ESG 정책에 가장 앞서 있던 EU조차 기업 경쟁력과 행정 부담을 이유로 ESG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옴니버스 단순화 패키지’를 발표했다.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과 공급망 실사지침(CSDDD)은 완화됐고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적용 대상도 축소됐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되고규제는 느슨해지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발 무차별 관세 조치가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며불확실성은 한층 심화되고 있다. 미래를 걱정하면서 오늘의 성장을 꿈꾸기 조차 어려운 시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지금,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업의 태도 속에서 ESG 전략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박근형] 최근 인공지능 챗봇을 아주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ChatGPT를 이용해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다. 기초 자료와 문헌 탐색, 목적에 맞는 결과 정리 등 다양한 활용도를 보여준다. 아마도 남녀노소 구분없이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 이세돌 9단이 AI를 기반으로 한 알파고를 상대로 짜릿한 1승을 차지했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수많은 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알파고를 상대로 그 누구도 따내지 못한 1승을 이세돌 9단이 만들어 냈다. 오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무기로 불계승을 따낸 것만 같아서 그저 신이 났던 것만 같다. 그 당시 기억을 되돌리면 승리의 여운은 잠시였고 AI의 위대함을 느꼈던 때이기도 했다. 과거 AI는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거나 특정집단만 사용하는 기술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2025년 주변을 둘러보면 AI는 일상 생활에 너무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앞으로 개인화된 AI는 인간 삶의 발전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며 이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책임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기업 행사, 세미나, 학회 등에서 너무 많은 AI 관련 기술을 접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영욱]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중소기업 수출동향(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7.7% 성장한 68억 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전체 중소기업 수출품목 중 수출액 1위이자 화장품 수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또단일 품목으로서 최초로 60억 달러를 넘겼다. 2024년 전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약 15조 원)를 기록했다. 기존 역대 최대 수출액인 2021년 92억 달러(약 13조 5,300억 원)를 3년만에 경신한 것이다. 화장품 수출액은 2012년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5,700억 원)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다. 2023년 한국은 프랑스, 미국, 독일의 뒤를 이어 네번째로 큰 화장품 수출국이었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중국(25억 달러), 미국(19억 달러), 일본(10억 달러), 홍콩(5억 8,000만 달러), 베트남(5억 3,800만 달러) 순이었다. 다만,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감소했다. 중국 수출 비중은 2021년 53.2%에서 2022년 45.4%, 20…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임성우] 어느날 중학생 딸이 학교에서 화장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려줬다. 매일 선크림을 두텁게 바르고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고 축제나 특정 행사에는 풀메이크업이 가능한 파우치를 가지고 와서 다른 친구들의 화장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화장품과 피부에 정통한 엄마는 옆에서 대화를 거든다. ‘너도 화장하고 싶니? 화장하고 싶으면 도와줄 테니 언제든지 이야기해’ 딸의 화장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엄마의 말에 중학생 딸은 아직은 화장에 별 관심이 없다고 하는 것으로 대화는 일단락됐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원칙적으로 화장을 금지하고 적발되면 벌점을 받는 제도가 있다. 하지만 입술에 바르는 틴트처럼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거의 매일 하고 다니는 학생들이 있으며 과한 색조 화장만 아니면 티가 많이 나지 않게 하고 온 학생들을 특별히 적발해 벌점을 주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고 한다. 10대 청소년의 화장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는 기성세대의 우려 섞인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대다수 중고등학교에서는 학교장의 자율로 용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특히 화장을 ‘엄격하게’ 제한하며 벌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최근 EU이사회에서 ESG 관련 법안 5가지가 무더기로 통과됐다. 집행위원회, 의회, 이사회 등 EU의 입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것이다. ESG 규제가 한걸음 더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 중에는 화장품 업계를 포함한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공급망 실사지침(CSDDD,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과 에코디자인 규정(ESPR, 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도 포함됐다. 공급망 실사지침은 ‘ESG 규제의 끝판왕’으로 불리며 기업의 공급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인권 등 ESG 관련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이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적용 대상으로 하지만 그 협력사까지도 실사를 진행하도록 의무가 부과되어 그 영향이 급격히 확대되는 것이 핵심이다. 27개 EU 회원국은 2년 안에 이번에 통과된 공급망 실사지침(CSDDD)에 따라 자국법을 제정해야 하며 약 2년 후부터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그 회사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업체, OEM 생산업체, 용역 업체 등 공급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지속가능경영(ESG)보고서의 첫머리에 나오는 CEO 메시지를 보면 대부분 ‘존경하는 이해관계자 여러분!’으로 시작해 대체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는 식으로 마무리된다. 예전 같으면 ‘존경하는 주주 여러분!’으로 시작해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로 끝맺음했을 것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 건 분명하다. ‘이해관계자’라는 단어는 어려운 단어는 아니나 정확한 의미는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사전에서 이해관계자(stakeholder)를 찾아보면 ‘이해당사자, 주주’라고 나온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해관계자를 ‘주주’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해당사자’라고 한다. 둘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세상이 변함에 따라 그 의미도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어원을 따져 보면 말뚝을 뜻하는 ‘stake’와 ‘잡고 있는 사람’이라는 ‘holder’가 합쳐진 단어다. 예전에는 땅 주인이 쇠말뚝을 박아 내 땅임을 표시했으니 이해관계자(stakeholder)란 결국 주인을 뜻하는 개념이다. ‘존경하는 주주 여러분’에서 ‘존경하는 이해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