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국내 화장품 공개기업 간 지각변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뷰티 기업 (주)에이피알(278470, 대표이사 김병훈)이 화장품 업계 빅2로 꼽히는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LG생활건강이 주춤하는 사이 뷰티테크를 앞세운 신흥 강자가 시장의 중심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오늘(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에이피알은 전 거래일 대비 1,400원(+1.00%) 오른 14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주)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5조 3,718억 원으로 LG생활건강(5조 3,336억 원)을 제치고 화장품 업계 시총 2위에 올랐다. 시총 1위는 아모레퍼시픽(8조 3,118억 원)이다.
(주)에이피알은 지난해 2월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총이 1조 8,960억 원, 상장 첫날인 2월 27일 시총은 2조 4,080억 원이었으나 1년 4개월 만에 LG생활건강과의 시총 격차를 뒤집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보면 LG생활건강이 압도적이지만 시장은 (주)에이피알의 거침없는 성장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주)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660억 원, 영업이익 54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97%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었다.
이같은 급성장은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이 주도했다. (주)에이지알은 미세전류로 피부 탄력을 끌어올리고 화장품 흡수를 돕는 기기로 가격은 20만~30만원대에 형성돼 일반 화장품보다 고가다. 이 뷰티 기기와 함께 자사 화장품을 연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은 실적 성장에 결정적인 힘이 됐다.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주)에이피알의 포트폴리오 중 뷰티 디바이스 비중은 약 35%, 화장품은 60% 수준이다. 특히 해외 매출이 전체의 71%를 차지할 만큼 글로벌 사업 비중이 크다. 지역별로는 미국 27%, 일본과 중화권 각각 11%, 유럽, 중동 등 기타 지역이 23%로 고르게 분포돼 특정 지역 의존도가 낮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에이피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미국 내 긍정적 반응이 SNS 바이럴을 타고 글로벌로 확산되고 있다”며, “(주)에이피알이 올해 2월 제시했던 목표치(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700~1,800억 원)를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매출 1조 1,959억 원, 영업이익 2,3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5%, 9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매출 내 해외 비중에 대해서도 지난해 55%에서 올해는 74%, 내년에는 78%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LG생활건강은 실적 둔화 속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 6,979억 원, 영업이익은 1,4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5.7% 감소했다. 특히 핵심 사업인 뷰티 사업이 매출 7,081억 원, 영업이익 589억 원으로 각각 3.4%, 11.2%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를 주도했다.
LG생활건강은 반격 카드로 뷰티 디바이스 ‘프라엘’을 택했다. 최근 LG전자로부터 프리미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인 ‘LG 프라엘(Pra.L)’ 브랜드의 운영 전권을 넘겨받기로 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프라엘 상표권과 SNS 채널까지 인수해 브랜드 전반을 재정비하고 신제품 기획과 마케팅까지 직접 주도하기로 했다.
이에 이날 길이 9.5cm, 무게 47g의 새로운 홈뷰티 디바이스 ‘LG 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를 선보였다.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는 립스틱을 닮은 슬림한 디자인과 10만원 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제품 출시를 계기로 LG생활건강은 뷰티테크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화장품과 접목한 다양한 뷰티 기기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새롭게 탄생한 LG 프라엘은 첨단 기술로 피부에 완벽을 더하는 뷰티 디바이스의 ‘뉴노멀’을 제시할 것이다”며, “고성능 디바이스와 화장품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서 가정에서도 전문가 수준의 스킨케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차별적인 고객가치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에이피알과 LG생활건강의 시총 역전은 단순히 기업 간 순위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단가가 높고 화장품과 연계 가능한 뷰티 디바이스가 기술기반 고효율 시장으로 부상하며 화장품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기능, 고가 제품으로 진화한 뷰티 디바이스는 소비자들의 뷰티 루틴을 바꾸고 있으며 특히 홈케어 트렌드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전통 화장품 기업들이 기술력을 내재화하지 않으면 시장 지배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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