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수출 증가와 주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은 홀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마무리된 중국 618 쇼핑 축제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중국 소비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마저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의 실적 악화 가능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보다 1.69% 하락한 31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두 달 전인 4월 30일 종가 337,500원과 비교해 5% 이상(-5.3%) 빠진 수치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125,600원에서 136,700원으로 10% 가까이(+8.8%), 코스맥스는 172,500원에서 279,500원으로 60% 넘게(+62%) 상승하는 등 주요 화장품 종목들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최근 국내 화장품 산업은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 확대와 인디 브랜드의 선전으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K-뷰티가 ‘꽃길’을 걸으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됨에 따라 화장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SOL 화장품 TOP3플러스’와 ‘HANARO K-뷰티’는 각각 3개월 수익률 52.94%, 36.65%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이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브랜드 전략 약화와 중국 실적 부진에 발목이 잡히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LG생활건강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340,000원에서 290,000원으로 낮추며 “면세 매출은 역성장 폭이 확대 중이나 중국 현지마저 오프라인은 역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자체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위해 마케팅비 증가가 예상되며 아직 수익성에 부정적이다”면서 “인디 브랜드와의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의 41%를 차지하는 범 중국향 채널(면세+중국 현지)은 여전히 고전 중이다. 두 채널 합산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면세는 기존 추정 대비 역성장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격 통제력 강화를 위해 면세 채널 다이고 물량을 줄이는 대신 중국 현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나 문제는 중국 현지의 매출이 면세의 역성장을 보전해 줄만큼 성장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K-뷰티라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며, LG생활건강에 대해 “시대 변화에 고전 중이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인디 브랜드의 빠른 속도를 LG생활건강이 단기에 추격하는 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K-인디 브랜드들의 서구권 고성장을 이끈 마케팅 노하우를 이길 만한 전략이 아직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전략상 반전이 없다면 당분간 점유율 역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 2025년 2분기 실적 전망
여기에 최근 마무리된 중국의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쇼핑 축제’ 성적표도 LG생활건강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618 행사 총 매출액(GMV)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8,556억 위안이며 이 중 뷰티 카테고리는 63% 성장한 575억 위안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호황 속에서도 K-뷰티의 활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 ‘더후’는 더우인(Douyin) 기초 제품 부문 순위가 지난해 4위에서 올해 10위로 추락했고 색조 부문에서는 상위 20위권에 한국 브랜드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다.
618 Douyin GMV 순위
반면, 중국 로컬 브랜드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는 강세를 이어갔다. 현지 플랫폼에서 두각을 나타낸 브랜드는 중국의 프로야(PROYA), 위노나(Winona), 마오거핑 등 로컬 브랜드와 프랑스의 랑콤, 로레알파리 등 글로벌 고가 브랜드였다. 일부 브랜드는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이상 급증했으나 K-뷰티는 주요 플랫폼 순위에서 사실상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LG생활건강의 부진이 단순한 경기 요인이 아닌 브랜드 포지셔닝과 전략적 방향의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가 브랜드는 더욱 프리미엄화되고 로컬 브랜드는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LG생활건강은 이들 사이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는 평가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618 쇼핑 축제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현지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강세인 가운데 일부 고가 글로벌 브랜드만 아웃퍼폼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경쟁에서 재부상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면 재정비와 더불어 중국 외 지역에서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방위적인 전략 전환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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